요즘에 교수법 가지고 말들이 오가는데 교수법은 교수자(수업자)가 가르치는 내용과 학생 수준, 교실문화 및 학생의 태도에 따라 결정할 일이지 교수법 자체만 가지고 이론적으로 장단점을 따질 일이 아니다. 전통적 강의식 수업이 잘못되었는가를 비판하기 전에 교사가 학생이 이해하기 쉽게 강의식 수업을 잘하는가를 분석해 봐야 한다.
실제로 우리 반은 다는 아니지만 사회,과학 ,음악 ,미술 등 모든 과목에서 내 설명이 많은 수업을 한다. 그 이유는 아이들에게 생소한 그 교과지식에 관련된 어휘 때문이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 신분제를 공부할 때 양반, 중인, 상민, 천민이라는 네 계급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걸 배운다. 그런데 아이들 머릿속엔 중인, 상민, 천민에 대하여 정확히 개념이 들어가 있지를 않다. 소작농, 보부상, 관혼상제.. 이런 교과서에 등장하는 숱한 어휘들이 아이들한테 얼마나 생소하고 추상적인지 아는가. 사실은 수학에서 ×,÷,% 등의 기호조차 어른에겐 익숙하지만 처음 만난 아이들한테는 그야말로 외계어이다. 음악 악보는 어떤가, 더 외계어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교과지식 이해도는 절대적으로 이 어휘력에서 결판이 난다. 그리고 그 개인차도 실로 어마어마하다. 기본적으로 독서 베이스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래서 교사가 이를 쉽게 설명해주는 시간이 필요한데 문제는 아이들은 자기 생활과 동떨어진 과거의 세계에 기본적으로 흥미가 발현이 되어야 보다 재미를 느끼면서 개념을 인지하는 학습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래서 어린아이들 가르치는 것을 우습게 알면 안 된다. 흥미도 부여하면서 추상적인 개념을 쉬운 말로 변환시켜 이해되게 하는 건 가르치는 자가 아이들 수준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는 힘들다. 단순히 교수법이론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직관적 상황들이 많다.
그래서 수학 문제를 풀 줄 안다고 해서 다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하면 안 되고 교사가 개념을 알고 있다고 해서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오만이다. 교사가 전달을 잘했다고 해서 학생들이 이해했겠거니 하는 것도 착각이다. 배운 개념을 생활에 적용시켜보거나 자꾸 떠올리게 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반복을 여러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적 환경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활동수업을 하든 강의식 수업을 하든 그 방식을 놓고 그것도 수업도 안 하는 사람들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건 성가대 앞에서 설교하는 모양새일 뿐.
초등은 내 관점으로는 기초 기본교육을 다지는 게 핵심이기 때문에 얼마나 즐겁게, 더 솔직히 표현하면 지루하지 않도록 느끼게 하는 반복학습을 이루어낼 수 있느냐 마느냐가 수업 성공의 관건이다. 마냥 학생주도 활동으로 다 채워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개념 익히게 한다고 교사 설명만 잔뜩 늘어놓아도 아이들은 아주 쉽게 주의가 산만해지고 지루해한다. 변화를 주면서 즐겁게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이 방법 저 방법 다 연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