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음료수 1.66리터를 마셔야 한다고?

사진 한 장 짜리 튀르키예 여행 (여백4)

by 글곰

세 시간 반 동안 꼬박 걸은 후에 녹초가 되어서 숙소에 체크인하러 왔다. 목이 너무 말라서 도중에 1리터짜리 과일 주스를 마트에서 샀다. 저게 한국 돈으로 천삼백 원 남짓이다. 여하튼 체크인하면서 내일 아침은 어쩌겠냐고 묻길래 나는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하니 못 먹는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샌드위치를 싸 줄까 묻길래 웃으며 사양했다. 그러니 갑자기 냉장고를 열고 음료수라도 마시라는 게 아닌가.


자꾸 거절하는 것도 민망한 일이라 탄산음료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러니 하나 더 마시라고 채근이다.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더 골랐다. 덕분에 나는 이제부터 내일 새벽 체크아웃 전까지 음료수 1.66리터를 마셔야만 한다. 호텔 직원의 친절이야 고마운 일이지만, 결국 이게 형제의 나라인 튀르키예식 물고문인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튀르키예 야간버스의 고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