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 속에 나 혼자 남겨진 기분

by 제이

요즘 내 기분이 드넓디 넓은 세상 속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다.


3년 전 같이 입사한 동기는 2달 후 출산전후휴가에 들어간다고 한다. 옆으로 힐끗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동기의 배는 조금씩 불러오고 있었다. 그 동기는 3년 동안 결혼도 하고, 뱃속에 아이도 키우고 있었다. 현재의 나로서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나 하나도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인데, 다른 누군가를 온전히 책임지는 일은 대단해 보이기만 하다.


반면 현재의 나는.........

나를 예뻐해 주는 이 하나 옆에 없다. 나를 예뻐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 혼자만의 착각임을 알게 되었다. 굉장히 허무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 또한 나의 자존감을 낮추는데 한몫했다.


회사는 하루하루가 힘들고, 혼날까 봐 조마조마하다. 약간 대인기피증 비슷한 것도 오는 것 같다. 사람을 마주치기가 싫고, 그냥 아무도 나에게 뭐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건가?’

‘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이 회사에서 그게 가능할까?’


이런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지 깜깜하기만 하다. 퇴사를 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생활비인 300만 원이 필요한데, 어디 가서 아르바이트한다 한들… 300만 원을 벌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테고… 이직 또한 방법일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해 보고 있는데, 뭐하나 쉬운 게 없다. 성과가 나기 위해서는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한데 지금의 나의 상태는 번아웃 상태에 가깝다.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어떤 정보를 신뢰해야 할지 모르겠다. 누군가에 기대고 싶기도 한데, 그 대상도 없어 비틀비틀 쓰러질 것만 같다. 그러다가 이 상황이 견딜 수 없을 때면 엉엉 울어버리고 싶다.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이 돌곤 했다. 그래서 어찌어찌 몸을 일으켜 헬스장에 가면 조금만 중량을 높여도 자꾸만 포기하고 싶어 진다. 조금만 버티고 데드리프트 15개만 채우면 되는데 12개에서 멈춘다.


‘아…………… 못 하겠어…………’

‘힘들어…………’

‘이건 인간적으로 솔직히, 진짜 너무 무겁잖아’


예전에는 거뜬하게 했던 무게도… 이건 아니지 하며 절레절레한다.


예전에 TV 프로그램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이 고통도 더 잘 참는다는 내용이었다. 그 프로에서 실험을 했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선별해서 아주 차가운 얼음물에 손을 담그게 하고, 못 참겠다 싶을 때 손을 빼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낀 사람이 훨씬 더 긴 시간을 얼음물 속에서 버텼다.


나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상황을 견디는 게 더 힘든 것 같다.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할까? 당장 내 앞에 재벌 2세가 나타나서 나를 회사에서 구원해 줄리도 만무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 갑자기 10억이 오를리도 없고, 갑자기 내 브런치가 대박이 나서…. 책 출간을 하는… 그런 일도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렇다면 방법은 이 상황을 버티면서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시도하고 있는 사업들을 꾸준하게 지속해야 한다. 앞의 내가 소개한 실험에서 검증이 되었듯이 내가 이 상황을 더 잘 버티려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상태가 번아웃이라면, 나를 회복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끊임없이 해야 한다. 지금은 내 기분이 나아진다면 옷을 사봐도 좋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고 친구들도 만나보고.. 그리고 데드리프트도 중량을 낮추더라도 15개를 채워서 성취감을 높여가야 할 때이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내 행복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들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꼭 소비할 때만 행복한 건 아니다. 이렇게 글을 생산해내고, 내 생각을 쏟아내는 것도 내가 회복하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이번 주의 스케줄을 한번 짜 봤다.


토요일: 친구들과 홈파티 (와인&핑거푸드) + 저녁 운동

일요일: 독서 + 글쓰기 + 맛있는 거 먹기+ 저녁 운동


행복한 사람이 힘든 상황을 잘 견딜 수 있으니, 이 상황을 견디기 위해서 조금 더 행복해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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