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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러닝에 관한 상념

비 오는 날이 좋기도, 싫기도 한 이유

by 두어썸머

러닝을 하다 보면 비 오는 날이 반가울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러닝이 재미있을 땐 비가 오면 아쉽고, 러닝이 힘들 땐 비 오는 날이 그럴듯한 핑계가 되어주니 반갑다.


기나긴 러너스블루의 시기를 마치고 다시 러닝을 일상의 활력이 되는 요즘은 비 오는 날이 아쉽다. 비가 내리는 순간뿐만 아니라 전후에도 러닝에는 그리 좋지 않은 자연적인 방해물이 생긴다. 비 오기 전에는 물을 잔뜩 머금은 공기 때문에 온도와 상관없이 뛰고 나면 습기로 인해 땀이 엄청나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공기에도 몸에도 끈끈하게 달라붙은 습기는 몸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숨이 더 가빠지게 만든다. 그래도 땀을 평소보다 더 많이 뺄 수 있어서 개운한 맛이 있다. 비가 내린 후에는 땅이 젖어있었어 아무래도 신발이 젖기 쉬운 상태가 된다. 진흙이 튀고, 물이 튀어서 러닝화가 더러워지는 건 기본. 러닝화를 잘 닦고 말리며 관리해도 반년이면 금방 낡아지기 때문에 이런 날은 괜히 러닝화 때문에 꺼려지게 된다.


비 오는 날이 계속 반갑지만은 않기를 바라는 요즘의 러닝.

나이 들수록 좋은 걸 좋아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렇게 점점 더 러닝을 좋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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