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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don Jun 12. 2022

뉴욕에서의 두 번째 광고 대행사: 72andSunny

[미취광이 광고인] 광고 대행사 생활 (NEW YORK)


2022년 6월, 72andSunny New York에서 일을 시작한 첫째 주다. 


72andSunny는 밝고 낙천적이라는 뜻이다. 3일 내내 맑음. 같은 느낌이랄까? 항상 낙천적으로, 일어날 일들을 받아들이자.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게 대행사의 철학이다. 직원 모두가 항상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는 복지를 가장 우선시 여긴다. 그래서, 무제한 유급휴가 (Paid Time Off), 산모 휴가 6개월 필수 휴가 (유급), 핸드폰 비, 인터넷 비, 책값, 헬스장 비용 매달 지원, 테라피 비용 등 전부다 지급된다. 복지 혜택이 그만큼 뛰어난 것은 그만큼 직원들의 신체, 정신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회사의 자세 같다.


Founder 형님들. 글로벌 대행사 전체의 운영을 책임진다 (왼쪽부터, CCO, CCO, CEO)


왼쪽, 가운데 앉아 계신 분들은 차례로 Glenn Cole & John Boiler. 

이 두 형님은 1992년부터 광고를 시작하신 베테랑이시다. 글렌 콜 형님은 1992년 Wieden+Kennedy 최초의 인턴 카피라이터로 일을 시작하셨다. 그리고 거기서 존 횽님을 만나서 파트너로 같이 광고를 만드셨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가 봐왔던 나이키 광고를 1992년부터 2002년까지 만드시고 와이든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까지 달았던 형님들이었다. 나도 몰랐는데, 저 형님들이 수많은 미래 광고쟁이들에게 꿈을 꾸게 하셨던 거지. 계속 그냥 해라고 하니까. Just do it. 그래서 나도 그냥 광고하고 있는 거 같긴 하다. 무튼, 저 형님들이 LA에서 대행사를 설립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설립된 대행사는 암스테르담, 뉴욕, 시드니, 싱가포르까지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현재 헤드쿼터는 LA이며 직원 300-350명가량이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NY은 100명 정도, 시드니는 30-50명. 암스테르담은 6-80명 정도라고 들었다.


헤드쿼터는 LA이며, 현재 직원 300-350명가량 일한다고 한다. NY은 100명 정도. 시드니는 30-50명. 암스테르담도 30-50명.


그래서 오늘 크게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72NY 오피스 내/외부 그리고 동네 분위기

2. 72NY의 분위기 및 문화

3. 사람들 및 연봉



1. 오피스 내/외부 그리고 동네 분위기


뉴욕 브루클린 Dumbo에 강을 따라서 위치해 있다. 1층은 온갖 음식을 파는 큰 마켓이 있고, 대행사는 5,6층을 이용한다. 일단, 들어서면 '뭐지? 대행사가 왜 이렇게 힙한 곳에 있지?' 약간 그런 느낌이 든다. 일단, 덤보에 위치해 있어서 너무 아름답다. 한국인이 제일 많이 가서 사진 찍는 그 덤보 사진 명당에서 몇 블락이다. 위치 및 오피스 내/외부 가히 최고라고 주변에서 들 많이 말해서, '그렇구나~' 했었다. 근데 이번 주에 마침 대행사의 18번째 생일을 맞아, 파티가 있었다. 따라서, 72NY 직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생겼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솔직히, 나도 뉴욕에 있는 앵간한 대행사는 다 한 번씩 가 봐서 대충 아는데. 여기는 내가 가본 곳 중에는 제일 좋았다. 솔직히 기대 이상의 오피스라서, '어? 오피스 근무해도 되겠는데? 완전 뉴욕 바이브인데?'라는 느낌이랄까? 약간, 뭔가 성공했다. 이런 느낌 들게 하는 오피스 바이브랄까? 일단, 오피스에 앉아서 창밖을 바라볼 수 있는데, 바로 브루클린 브리지가 보이는데 석양이 질 때는 정말 정말 아름다워서 넋을 놓고 바로 보게 되는... 오케이 오케이. 그만하고, 아래 사진 보자. 아래는 내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오른쪽 건물 6층. 검은색 창에 큰 창문들이 있는 곳이 6층이고 그 아래 5층도 오피스다.
5,6층으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여기도 길이 엄청 멋지다. (나도 처음 가봄)
오피스 중앙. 360도다! 왼쪽, 오른쪽, 아래 어디서든지 창밖을 훤히 볼 수 있다!!
5층에서 바라본 6층.
6층에서 보이는 전경. 여기서 파티를 하고,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신다. 여기 진짜 실제로 보면 어나더 레벨이다.
꽃이 펴 있는 것들이 좋았다. 엄마 같은 여성이 오피스를 예쁘고 우아하게 관리하는 느낌이다.
대행사를 나서면 바로 보이는 곳. 1분 거리.



2. 72NY의 분위기 및 문화




"창의성을 가진 사람이 문화를 만들 수 있다."



72NY의 CCO인 Carlo Cavallone 형님께서 그러셨다. 까를로 형님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현재 72NY의 CCO로 대행사를 이끌고 계시다. 간단히 말하면, 현재 72NY의 수장이시다. 저 형님도 91년부터 광고일을 시작하시고,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와이든 케네디 암스테르담에서 10년 간 글로벌 나이키 광고를 만드셨다. 그리고 72 암스테르담을 이끄시다, 2021년부터 뉴욕 오피스를 이끌고 계시다. 


이 분이 72 암스 시절 만드신 광고 중 일화가 하나 있다. 서로 미워하는 세계 정상들이 서로 키스하는 사진인데, 서로 미워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런 광고가 나올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서 말해줬다. 암스테르담에서 나이키 광고로 성 공세를 떨친 그에게 먼저 연락이 온 광고주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중, 가장 적극적인 광고주가 있었는데 그게 베네통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원한 거는 "we want trouble." 세계 모든 사람들이 다 알 수 있을만한 큰 사고를 치자. 법을 어기는 것이라도, 설령 고소를 당하더라도 하자. 였다고... 당시 72 암스에서 뽑은 아이디어 중 제일 좋은 게 UNHATE 캠페인이었는데, 클라이언트는 당장 "Go!"를 외쳤고, 실제로 고소를 당했다고 한다^^ 




"72는 전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지금도 Creative Agency."
-Carlo Cavallone-



내가 지금까지 느낀 72NY은 그렇다. 다른 대행사와 다른 점은 "little bit more creative"인 거 같다. 

동료들도 다 같은 말들을 했다. 솔직히, 광고를 만드는 것이기에 어쨌든 광고 대행사다. (쪼끔) 다른 점은 사람들이 정말로 순수하게 "creativity"를 좋아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거나,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그냥 순수하게 즐기는 것 같다. 실제로, 18번째 대행사 파티에서 직원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했다. 그리고, 직원들은 정말 순수하고 즐겁게 그림을 2-3시간가량 그렸다. 솔직히, 나한테는 약간 큰 문화 충격으로 다가왔다. 파티에 맥주 대신 와인이 가득하고, 심지어 술을 안 마시는 사람들도 많았다. 첫마디가, "you drink?"이니까 실제로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이 많았고, 책, 그림, 고민 상담 등 정말 모범생들 모아놓은 반 같은 느낌이랄까?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다들 친근하고 친절하다. 딱히 많은 말을 안 해도, 그렇게 불편하지 않다고 할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이 대행사 문화인 것 같다. 약간 다들 'talented" 이런 느낌? 약간, 광고가 좋아서 한다. 나는 티비 광고 만들고 싶다. 나는 창의적인 것 만들고 싶다. 그런 사람들이 가득했다.


책, 꽃, 뷰.


내 그림은 진짜 맛탱이 다 갔다. 사람들이랑 얘기하느라 그림은 뒷전이었는데 맛 갔다 정말ㅋ;;;


그림 그리는 대행사


파티에서는 랍스터 및 해산물이 나왔다



3. 사람들 및 연봉


현재, 나는 CKE Restaurants의 광고/마케팅을 담당하는 팀에 있다. Carl's Jr. 및 Hardee's라고 패스트푸드 햄버거 브랜드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약간 롯데리아 같은 느낌이랄까? 1940년대부터 시작한 브랜드라 오래되었는데, 젊은 사람들한테 잊히는 브랜드? 그런 느낌의 햄버거 체인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따라서, 이 브랜드는 꽤 큰 브랜드다. 광고를 미국 전역에 내보기 때문에, 티브이 광고가 많다. 두 개에 $5달러. 하나 사면 한 개 공짜. 이런 광고도 다 포함이니까 비디오 광고 (TV, Web film, Youtube bumper, etc)의 비중이 높다. 


패스트푸드 광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톤이 장난스럽고, 유머 있고, 재치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코미디 광고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나처럼 다른 동료들도 코미디 광고를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나대로, 내가 하고 싶은 "웃긴 광고"에 가까워졌다. 대체로 사람들은 정말 협력적이고 재치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고, 할 말이 있으면 그것을 채팅으로 쳤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채팅을 읽고 답하고 웃고 떠든다. 크리에이티브, 브랜드 매니저, 프로덕션, 그 누구도 구분 없이 서로 잘 지내는 모습이 정겨웠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밝고 협력적인 분위기는 나도 처음이라 약간 얼떨떨했다. 


그런 그들과 비밀스러운 연봉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었다. 다들 "생각보다 많이 잘 준다."였다. 내 생각에 안 될 줄 알고, 이렇게 달라고 했는데 다들 줬다며. 시니어 카피라이터는 이직하면서 무려 4만 불이나 연봉이 올랐다고, 정말 예상보다 잘 준다고 했다. 다른 시니어 카파 라이터 역시 프리랜서로 돈을 벌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연봉을 잘 줘서 프리랜서를 그만두고 정직원으로 왔다는 그였다. 결론은, 업계 평균보다 더 잘 준다. 대행사에 ACD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기본적으로 연차를 존중하는 것 같다. 본래 연차별 연봉이 시장에서 정해져 있으니, 그것보다 더 많이 준다는 것만 알면 될 것 같다. 나도 직급은 대리지만, 연봉은 내 연차에 맞춰서 받고 있다. 

 


 에이전시 파티 중, 카파 라이터 및 아트디렉터 팀원들과 함께



아트 디렉터 두 명이 책을 즐겁게 읽고 있다!!!



이런 팀 분위기? 이런 배경?



주황 모자는 72 모자ㅋ;;;


시니어 카피라이터, 드링킹 챔피언. 폴! 사람 좋다.



퇴근길 저녁 8시 즈음, 사람들이 석양을 반기고 있다.


회전목마, 꽃, 강, 브릿지, 정말 동화 같은 퇴근길.


72 퇴근길 덤보에서, 애들이 "good night"이래 나보고, 그래서 내가 폰을 들어 촬영하니, 노래를 불러줬어. 동화같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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