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6일 일요일
당연한 이야기지만 남편과 사이가 좋으면 기분이 좋다. 그 상태가 내가 원하는 일상의 기본값인 것 같다. 우리가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에게 좋은 말을 다정하게 전하고 싶어 할 때,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어 하고 무언가를 함께 하며 시간을 즐거이 보내고 싶어 할 때 우리는 둘 다 행복하다. 우리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대체로 상대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할 때가 많다. 그러니까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반응하지 않을 때, 내게 다정하지 않을 때, 쌀쌀맞거나 툴툴거릴 때 즉각적이고도 빠르게 기분이 나빠진다. 서로가 어떻게 구는지에 따라 기분과 태도가 바뀌고 완전히 다른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래서 조심하게 된다. 계속 기분 좋은 상태로 있고 싶어서, 나의 정서적 안정과 평온을 위해서 이 관계의 평화를 지키고 싶다. 시월의 첫째 날 떠났던 여행은 유독 여유롭고 편안했다. 손을 잡고 여름과 가을 속을 오래 걸으며 자주 웃었다. 마음이 느슨해진 채로 며칠을 보내고 돌아왔다. 이런 날을 보내기까지 우리가 지나온 시절을 생각하니 새삼 대견하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