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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정희매 Nov 01. 2020

감사하는 마음은 반드시 표현하기

복귀한 분들에게

복귀 후 다시 바빠진 일상으로 분주 해졌겠지만 1년간 육아휴직 기간 동안 감사했던 사람들을 떠올려 보며 그 마음을 표현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 대상은 자녀입니다.

워킹맘, 워킹데이였던 부모가 갑자기 집에 있게 되면 아이는 당연히 좋으면서도 크고 작은 일로 부딪히는 일들도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때로는 아이를 위해 낸 육아휴직인데 이렇게 지내는 게 맞는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셨지요? 아이가 너무 어려서 부모와 함께 한 시간을 기억 못 할 수도 있고 지금은 부모가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것을 싫다면 때를 부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모가 힘들게 결정하고 열심을 다해 보낸 이 시간이 아이에게 좋은 자양분으로 자리 잡고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노력한 만큼 아이도 그 시간을 부모와 잘 지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을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에게 육아휴직 동안 함께 해주어서 고맙다고 반드시 전해야 합니다. 아이가 너무 어려도 소리 내어 말로 표현해주세요. 조금 커서 말귀를 알아듣는 아이라면, 부모의 인사에 아이도 부모와 있는 시간이 행복했다고 답할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함께 보냈던 일상들을 주말에 혹은 휴가를 내고 틈틈이 계속 이어나가자고 이야기도 나눠보세요. 회사로 복귀하는 부모로 인해 다소 서운해질 수 있는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서로에게 용기를 줄 것입니다.


두 번째 대상은 배우자 및 가족입니다.

맞벌이였던 부부가 외벌이가 되면 아무래도 상대방이 갖게 되는 심적 부담감은 커지게 됩니다. 아이들을 봐주는 사람이 있어서 안정감이 들면서도 경제적인 부분을 오롯이 도맡아야 하니 말은 안 해도 크고 작은 부담을 느꼈겠지요. 티 안 내고 협조해 준 배우자에게도 1년간 육아휴직을 잘 쓸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맙다는 표현을 꼭 해주세요. 배우자 외에도 부모, 형제 중에 신세를 지거나 도움을 받았다면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세 번째 대상자는 육아휴직 승인을 내  팀장 혹은 임원입니다.

육아휴직은 법적 권리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한 번이라도 팀장이나 임원의 입장에서는 생각해보다면, 한 명의 팀원이 1년간 자리를 비우는 것은 아무래도 손실이고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싫은 내색을 하면서 마지못해 승인한 경우라 할지라도 복귀 후 진심으로 감사하는 인사를 드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첫 번째 육아휴직 때는 그럴 겨를도 없이 바쁘게 복귀하고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두 번째 육아휴직 때에는 작은 선물을 준비하여 팀장님께 살짝 전달드렸습니다. "팀장님 덕분에 육아휴직을 잘 다녀왔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렸고요. 육아휴직 중에 팀장님이 바뀌는 관계로 제가 선물을 드린 것은 전 팀장님이었습니다. 그분이 제 육아휴직을 승인해주신 분이 까요. 더 이상 제 인사 평가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부성 선물이 아니라 진심 어린 감사선물이라고 전달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물을 전달하며 제 감사한 마음 뒤편에는 살짝 다른 마음도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앞으로 제 다음에 육아휴직을 내게 될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었습니다. 팀장님이 제 감사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끼셨다면 다음번 팀원이 육아휴직을 지원할 때에도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승인해 주시겠지요. 그럼 보다 자연스럽게 육아휴직이 당연시되는 문화가 저희 회사에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참고로 그 이후 전 팀장님은 팀장에서 한 단계 승진하여 사업부장으로 올라가셨는데요, (여전히 본부가 달라 제 소속 임원은 아닙니다) 전 제 감사의 작은 씨앗이 사업부 전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내심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대상자는 인수인계자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인수인계자에게 늘 감사함이 있어야 합니다. 동료이든, 후배이든 혹은 선배이든 육아휴직 기간 동안 제 업무를 맡아서 잘 관리해주고 처리해 준 그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합니다. 감사하다는 인사만 말고 좋은 식사를 한 끼 대접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번의 출산 휴가가와 2번의 육아휴직을 쓰다 보니 그동안 제 업무를 맡아준 인수인계자가 여럿인데요, 퇴사한 분이건 회사에 함께 다니는 분이건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이야기가 나오면 7-8년 전 일이더라도 꼭 "그때는 정말 감사했어요."라고 반복해서 인사를 전합니다.


창대한 시작도 좋지만 끝맺음이 잘 되어야 완결의 느낌이 나고 잘 마무리되어 깔끔하지요?

전 육아휴직의 끝맺음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돈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니고 엄청 힘들거나 시간이 걸리는 일도 아닙니다.

지금 내게 감사했던 이들을 떠올려 보며 잊지 말고 그 마음을 전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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