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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정희매 Mar 26. 2020

연습문제_육아휴직 급여로 살 수 있을까요?

육아휴직으로 인한 가정 재정이 걱정되는 분들께


며칠 전 후배 직원(이하 ‘A’)으로부터 상담 요청을 받았습니다. 2시간에 전에 회의실에서 함께 회의를 하며 업무 이야기를 실컷 나눴던 터라 업무 이야기는 아닐 것 같았고, 왠지 촉으로 육아휴직 관련인가 보다 싶었습니다.


휴게실에 앉아 함께 차를 앞에 놓고 머뭇거리는 A에게

 “혹시 육아휴직 고민해요?”

라고 물었더니 깜짝 놀라며 맞다고 하였습니다.


올해 초 2가 되는 예쁜 딸을 가진 A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육아휴직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만 8세 이하 혹은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부모가 쓸 수 있기 때문에 A의 경우 이번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녀가 초 2인 동안 일단 시작만 하면 그 이후로 1년간 휴직을 할 수 있으므로 10세가 되는 내년 2월까지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셈입니다.


A: 매니저님, 저희 아이 교육비가 한 달에 100만 원에 정도 들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2학년으로 올라가니까 학원들이 다들 원비를 조금씩 올린다고 공지하더라고요. 육아 휴직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학원들이 원비를 올린다고 공지를 하니 다시 고민에 빠졌어요. 과연 육아휴직 급여로 생활이 가능할지 고민이에요. 육아 휴직하면 정확히 얼마 받나요?


Ally: 초반 3개월은 110만 원 정도 받고, 나머지 9개월은 90만 원 정도 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A: 90만 원이요? 정말요? 아.. 그럼 학원비도 안 되겠네요.


Ally: 월급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겠지만, 맞벌이로 생활하면서 한쪽이 90만 원을 받으면 그래도 지낼 수 있어요.    
 

 Tip!!!
육아휴직 급여는 매년 조금씩 변경되므로 가장 최근 기준을 찾아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2020년 시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육아휴직 시작 후 첫 3개월 동안은 통상임금의 80% (상한액 150만 원/하한액  70만 원), 그 후 종료 시까지는 통상임금의 50% (상한액  120만 원/하한액 70만 원)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참고할 점은 육아휴직 급여액의 25%는 복직 후 6개월 이상 근무하면 합산하여 일시불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로 육아휴직 기간 동안 받는 금액은 초기 3개월은 최대 112만 원, 나머지 9개월은 90만 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A: 교육비 비용도 안되는데 어떻게 생활할지 벌써부터 막막해져요. 앞으로 교육비만 100만 원이 넘을 텐데요.


Ally: 당장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면 조금씩이라도 여윳돈을 모아서 비상금 통장을 마련해 놓길 권해드려요. 전 500만 원 정도는 있으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A: 500이요? 아… 당장 모을 생각 하면 부담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명확한 숫자가 주어지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Ally: 그리고 육아휴직 기간 동안 해외여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 1000만 원 정도 있어야 합니다. 국가나 가족 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요.


A: 1000이요? 그 숫자는 좀 무섭게 들리네요.


Ally: 그러니 미리 3-10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놓고 시작하는 게 이상적이긴 합니다.


A: 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조금씩이라도 준비해 볼게요.


Ally: 준비기간이 짧거나 당장 큰돈을 모으는 게 어렵다면 만기 되는 적금을 활용해서 일부를 육아휴직 기간 동안 비상금 통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비상금 통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육비로 매달 100만 원 이상씩 나간다면 버티기 힘들 수도 있어요.


A: 그러네요. 어제오늘 왜 이렇게 학원에서 학원비 상승에 대해 연락이 오는 건지.


Ally: 학원비를 지금 상태 그대로  다 쓴다는 생각보다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A: 맞아요. 그래야지요.


Ally: 실제로 저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 가장 비싼 영어학원을 끊었어요. 그리고 저랑 공부하는 시간을 늘렸습니다.


A: 저는 지금 그 영어학원을 하나 추가하려다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다른 친구들이 다 치고 올라오니 영어학원 하나를 더 보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Ally: 육아휴직의 의미를 어디다 두느냐가 관건인데요, 나랑 아이랑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하면, 학원 대신 엄마랑 엄마표 공부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이때 아니면 언제 엄마표 공부를 해 보겠어요? 영어 공부라면 같이 DVD도 보고 영어책도 읽고 하는 방식으로요.


A: 현실적인 조언이네요.


Ally: 그렇지만 전과목을 모두 엄마표로 하려면 엄마가 폭발하던 아이가 스트레스받던 할 테니 한 두 가지 과목만 정해서 해보길 권해드립니다. 그럼 학원비도 줄이고 아이랑 있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만들 수 있어요.


A: 네 정말 그렇네요. 저도 고민해봐야겠어요. 이렇게 상담받으니 은근히 컨설팅받는 느낌이네요.


Ally: 저도 회사 다니면서 첫째 아이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70~80만 원에 육박했어요. 그런데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내자고 육아휴직을 내놓고 사교육을 많이 시키다 보면 정작 아이랑 함께 있는 시간은 별로 없고 학원비 낼 부담감에 알바 거리 없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참 아이러니하지요? 그래서 육아휴직 기간 동안 차츰씩 정리해서 나중에는 30만 원 정도로 줄었습니다.  


A: 오 매니저님 정말 대단해요.  전 지금 발레, 미술, 음악(피아노/우쿨), 눈높이만 시키고 있는데, 

전 주위를 보니 초 2면 수영, 수학, 논술 등 그 외에도 배워야 할게 너무 많아서 이것을 다 어찌 감당하나 했거든요.


Ally: 사교육 가짓수가 5개를 넘는다면, 5개 이하로 개수를 줄여보세요. 그리고 엄마가 도저히 못 가르치는 것 한 두 개만 사교육에 의존하고 나머지는 엄마표로 시도해 보세요.


A: 엄마표요? 매니저님 SNS 일상에서 아이랑 함께 책읽고 요리하는 것 봤어요. 그런데 그렇게 몇 개만 가르쳐도 될지...


Ally: 금 안 하면 안 될 것 같지만, 나중에 배워도 되는 게 많아요. 오히려 학년이 높아질수록 가성비가 높아집니다.
수영도, 피아노도 3~4학년에 배우면 저학년에  배우는 속도에 비해 2배속으로 따라와요. 그러니 저학년에 모든 걸 다 가르치고 끝내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학원비를 많이 줄일 수 있어요.


A: 아.. 좀 더 늦게 시작해도 되는구나...

Ally: 대신 하루에 한 번 아이와 동네 산책하고 같이 집에서 요리하고 같이 책 읽고 도서관 다니는 일정으로 바꿔보길 추천드려요.
저학년에는 그런 게 더 의미 있고 아이가 더 크면 나중에는 하지도 못해요. 저는 회사 다닐 때 하기 힘들었던 평일 이른 저녁의 산책이 그렇게 여유롭고 좋더라고요.


A:  아.. 매니저님  이야기 하나하나에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Ally: 주변에서 하니깐 시키지 말고 육아휴직 때는 엄마랑 아이랑 같이 보낼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찾는  중요해요.

돈은 적게 들이고 재미있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거.. 찾아보면 있더라고요. 저는 주변에 좋은 도서관들이 있어서 이런 걸 활용 많이 했어요.


A: 맞아요. 매니저님 feed에   많이 등장한 도서관!

학원에서 단체로 짠 듯이  '상승'연락이 오다 보니
머릿속도 마음속도 하도 혼란했는데, 매니저님 주옥같은 말씀에 평정심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Ally: 저도 초반부터 그렇게 지내지 못해 후회되더라고요. 몇 달이 되어서야 조금씩 깨닫게 되었어요.


A: 제가 담주 출장 다녀와서 컨설팅 예약하겠습니다. 우선 아이와 오늘 '학원'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 진솔하게 얘기보려고요. 



이렇게 A와의 1차 상담은 이렇게 마쳤습니다.


돌이켜보면  첫 번째 육아휴직은 아이도 1명였고 3살이었던 터라 경제적인 부담이 적었습니다.

그렇지만 두 번째 육아휴직은 첫째가 3학년이고 아이는 2명이다 보니 기존에 들어가던 고정비가 상당히 있었지요.


그래서 육아휴직 초반에 부담되는 사교육비를 짊어지고 매달 경제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Less is more

하나를 비워야 다른 것들이 채워진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요. 육아휴직을 앞두고 가정의 재무적인 다이어트가 필요 한신 분들이 있다면,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 보세요.


분명 또 다른 가치 있는 시간들이 헛헛한 그 빈자리를 채워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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