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좋냐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by 헤나따


가게나 상점에서 포르투갈 직원에게 포르투갈어로 대답을 하면 직원들이 깜짝 놀라면서 "우와~! 너 포르투갈어 할 줄 알아?" 하면서 그 때부터 수다폭격이 시작된다.


-어느 나라에서 왔어?


-포르투갈에 온 지 얼마나 됐어?


-포르투갈 좋아?


첫 6개월은 마지막 질문이 어찌나 싫던지. 난 사실 아직 여기 적응도 못했고, 마음도 못 붙였고, 삶에 어려움도 너무 많아서 포르투갈 별로 안 좋은데,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포르투갈 싫다고 말할 수도 없고.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좀 너스레가 늘어서 누가 그렇게 물어보면 "둘 중 하나 골라보세요. 진실을 듣고 싶으세요? 친절한 대답을 듣고 싶으세요?"하며 넌지시 농담을 했다.



포르투갈은 최근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 예전엔 스페인 온 김에 살짜기 끼워서 오시는 분들이 대다수였는데, 요즘은 휴가 기간 중 포르투갈만 오시는 분들도 종종 뵀다. 다들 그냥 거주민 앞에서 친절하게 대답해주신 걸 수도 있지만 "기대보다 포르투갈 참 좋고 또 오고 싶어요"하시는 분도 많았고 "여기서 유학 생활 하시다니 부러워요"하시는 분도 많았다. 그럴 때면 나도 여행으로 이곳에 왔다면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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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게, 내가 싫어하는 건 괜찮은데 남이 싫다고 말하면 또 싫더라. 한번은 신트라 가는 버스에서 한국 여행객분을 만났는데, 유럽 일주 중인 분이셨다. 그분은 유럽을 다녀보니 거기가 거기더라 하시며, "전 포르투갈도 딱히 별로 그냥 그렇더라구요"라고 말하시는데 어쩐지 서운했다. 포르투갈 참 매력 많은데, 그 매력을 덜 알아주시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이런게 미운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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