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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솔 Jun 05. 2022

나중에 힘이 생기면…

_ 그러나 항상 나보다 힘센 이는 존재한다.

삶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무언가를 선택했고, 무언가를 결정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선택과 결정은 사실은 ‘타협’이었다. 타협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다른 의견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는 것’이지만, 어른들 세상에서 타협은 ‘나보다 힘센 이의 뜻에 내 의견을 맞추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어떤 결정을 한 후에, 나 자신에게, ‘이번 결정은 내가 힘이 없어서 내린 결정이야. 그러니, 나중에 나에게 힘이 생겼을 때,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다른 결정(혹은 선택)을 할 거야. 그러니까 괜찮아’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어쩌면 자주……


내 주변에는 ‘난 다른 결정(혹은 선택)을 하고 싶었어. 하지만, 지금은 힘이 없고,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지금의 내 선택은 미래에 내가 힘을 더 갖게 해 줄 거야. 그래서, 나중에 힘이 더 생기면, 그때는 나는 다른 결정을 할 거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왔다. 그리고 지금의 나도, 지금의 그들도, 분명히 그때보다 힘을 더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도 그들도, 결정(혹은 선택)을 하면서 여전히 ‘힘의 부족’을 이야기하고 있다.


누군가가 마음속으로 원하는 결정(혹은 선택) 하기 위해서 필요한 힘은 얼마큼일까?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혹은 자신 스스로도  답을 정확히 모른 , 본인의 힘이 부족하다고만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준이 무엇이든 간에, 힘을 가지게 되었을 , 힘이 부족했을 때의 내가 원했던 결정(혹은 선택) 하는 사람을 나는 별로 보지 못했다. ( 자신을 포함해서.) 내가 큼의 힘을 가지더라도, 나보다 힘이  사람은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힘을  가질수록,  힘은  쉽게, 한순간 빼앗길  있는 힘이 되어버린다. 내가 얻은 힘을 지키기 위해서, 나보다 힘센 이의 결정(혹은 선택) 같은 결정(혹은 선택) 하게 되다. 그리고 나는  자신에게 다시 이야기한다. ‘아직  힘이 부족해.   힘을 가질 때까지는 참아야 라고.


세상에 힘은  가지나 있을까? 사랑, 우정, 진실, 정의, 연민, 공감, 희생 등등…… ‘??  이라고 부를 ,  ‘??’에는 아주 많은 단어가 들어갈  있다. 하지만, 나나  주변인들이 강해지고 싶어 하는 힘은 ‘재력+권력+명예력+영향력으로 귀결되는  같다. 그리고,  힘들은 각각 개별적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묶여서 함께 존재하는 힘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묶음을 가지기 위해, 각자 자신을,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가치를 불태우고 있는  같다. 힘들을 가지기 위해서 자신을 너무 불태워서일까? 막상 그렇게 원했던 힘을 가진 후에는 자신도, 인생도, 가치도 불타버려서, 힘만이 남게 되고, 자신보다  강한  앞에서,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게  강한 힘의 의지와 일치한 결정(혹은 선택) 한다. 그리고, 나보다 힘이 약한 이들에게 이야기한다. ‘나도 너만  때는 그랬어. 억울하거나 분하면, 열심히 해서 힘을 가져. 힘을 가지면, 그때는  뜻대로 결정할  있어. 하지만, 지금은  뜻에 따라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 의견을 들어야 하는 나보다 힘이 약한 이는 항상 존대해왔다. 내가 아무리 힘이 세져도, 나보다 강한 이가 존재하 듯이, 내가 가장 약한 힘을 가지고 있는 순간에도, 나보다 약한 이는 항상 있어왔다. 나보다 힘이 약한 이들은 항상 자신의 뜻이 아닌, 나의 뜻에 맞춘 결정(혹은 선택)을 해왔고,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해왔을 것이다. ‘지금은 내가 힘이 약해서, 저놈의 뜻에 따라 결정(혹은 선택)을 하지만, 언젠가 저놈만큼 힘이 생기면, 다른 결정을 할 거야’라고.


내가 하루 동안 하는 수많은 결정(혹은 선택) 중, 하나씩만 내가 원하는 대로 결정(혹은 선택)으로 하지 않고, 나보다 힘이 약한 이가 원하는 대로 결정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힘이 약한 이들이 원하는 결정이 항상 나보다 올바른 것은 아니고, 역시 내가 원하는 결정이 항상 그들보다 올바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보다 힘이 약한 이들이 원하는 결정은, 아마도 내가 원하는 결정보다는 순수한 결정일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의 수많은 결정(혹은 선택)에서, 하루에 하나쯤 나답지 않은 순수한 결정이 내 인생의 방향을 많이 틀어놓지도 못할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나답지 않은 순수한 결정들이, 나를 덜 타게 해 주어서, 나 자신, 인생, 가치가 재로 변하지 않도록 지켜줄지도 모른다. 물론 남들보다 힘은 좀 더 덜 갖게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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