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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솔 Jul 22. 2023

10. 아빠의 주말 요리 레시피

_ 내 맘대로 감바스

이전 글에서도 말했듯이, 취준생에게도 주말은 매우 중요하다. 한 주간의 노력을 매듭짓고, 다음 한주를 시작할 힘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평일과 다른 주말이 필요하다. 주말마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주말마다 규칙적으로 하는 일을 정해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그래서, 난 주말 아침은 내가 준비하려고 하는 편이다. '주말 아침은 아빠가 음식을 만들어주는 날'로 정해지면, 아이들도 주말 아빠요리에 메뉴를 요청하기도 하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요리를 돕기도 한다. 물론 어려운 요리를 할 필요는 없다. 그냥 요리법이 단순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면 충분하다. 지난 글에서 길거리토스트 레시피를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내 맘대로 감바스' 레시피를 소개하려고 한다.


감바스의 정식 요리명은 '감바스 알 아이효'로서 스페인요리이다. 감바스(gambas)는 스페인어로 새우를 뜻하고, 알 아이효(ajillo)는 마늘을 뜻한다. 즉 올리브유에 새우와 마늘을 볶아(?), 빵과 함께 먹는 요리이다.

올리브유에 음식재료를 튀겨먹는 또 다른 요리로는 스위스의 '오일 퐁듀'가 있다. 익숙한 퐁듀는 뷔페의 디저트코너에 있는 초코퐁듀(꼬치에 마시멜로를 끼운 후, 초코시럽을 묻혀 먹는 것)나, 치즈 퐁듀(딱딱한 빵을 꼬치에 끼워, 끊는 치즈에 적셔먹은 것)이다. 오일 퐁듀는 작은 오일 냄비를 가운데 놓고 둘러앉아서, 끓는 올리브유에 각자 본인의 꼬챙이(꼬치)에 먹고 싶은 식재료(주로 고기나 해산물)를 꼽아서, 올리브유에 바로 튀겨서 먹는 요리이다. 이때, 식재료에 튀김옷은 입히지 않으며, 밑간을 하거나(혹은 밑간을 안 한) 식재료를 각자 꼬챙이에 끼워서 튀겨서, 각종 소스에 찍어 먹는다.


'내 맘대로 감바스'는 감바스 알 하이효와 오일퐁듀의 혼합(?) 요리로서, 올리브유에 새우와 마늘만이 아니라, 살코기나 조갯살 등을 같이 넣어서, 빵과 같이 먹는 요리이다. 아이들이 감바스를 좋아해서, 처음에는 새우와 마늘 만으로 만들었었는데, '고기 애호가'인 둘째와 '조개 애호가'인 첫째의 식성을 존중하여, 살코기와 조갯살을 넣어보았는 데, 맛이 있어서, 나는 새우, 마늘, 살코기, (그리고 만약 냉동실에 조갯살이 있으면 조갯살)로 감바스를 만든다.


아침을 '내 맘대로 감바스'로 하면, 점심은 아침에 먹고 남은 기름에 새우와 조갯살을 좀 더 넣고, 삶은 스파게티 면을 넣어서 볶으면, 맛있는 올리브오일 파스타가 되는 일석이조의 요리이다.


[요리재료 (4인분 기준)]

중간크기의 냉동새우 300g

살코기(돼지, 소, 닭 모두 가능) 300g

깐 마늘 20알

올리브유 250ml

페페론치노 3~4개 (생략가능, 매운 것을 못 먹으면 반드시 생략)

후추, 소금

식빵 또는 바게트빵


[요리방법]

1. 전날밤: 냉동실에서 냉동새우 300g과 살코기 300g을 냉장실로 옮겨놓는다.

2. 아침에 일어나서, 냉장실에서 녹은 냉동새우는 살짝 물에 헹군 후, 채반에서 물을 빼준다. 그 후, 새우에 약간의 후추와 소금을 넣고 버물버물 해준다.

3. 살코기는 키친타월로 핏물을 닦아내고, 듬성듬성 잘라준다. 크리는 깐 마늘 알 중 가장 큰 알의 2배 정도 크기면 적당하다. 등성 듬성 자른 살코기에 약간의 후추와 소금을 넣고 버물버물 해준다.

4. 깐 마늘은 물로 닦은 후, 채반에 받쳐서, 물기를 빼어 놓는다.

5. 재료가 모두 들어갔을 때, 냄비의 반쯤 찰 크기의 냄비를 준비하여, 올리브유 250ml 정도를 넣고,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은 후, 가열을 시작한다. 소금의 양은 맛을 보았을 때, 약간 짭짤하게 느껴질 정도로 한다.

6. 올리브유가 가열되어 냄비 위에 손을 대었을 때,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면, 깐 마늘 20알을 넣고 튀기듯 볶는다.

7. 올리브유안의 깐 마늘의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면, 버물버물해 둔 살코기와 페페론치노를 추가로 넣고, 튀기듯  볶아 준다.

8. 살코기가 다 익었을 때, 버물버물해 둔 새우를 넣고 빨리 튀기듯 볶아준다. 이때, 너무 많이 익히면, 새우의 크기가 아주 많이 줄어들어, 새우의 맛이 없어짐으로, 새우의 색깔이 전체적으로 빨갛게 변할 때까지만 볶으면 완성이다.

9. 식빵이나 바게트빵을 바삭하게 굽는다.

10. 8에서 완성한 '내 맘대로 감바스'를 각자 그릇에 나누어 담아준다. 이때, 9에서 구운 빵을 찍어 먹을 수 있도록, 냄비 안의 오일도 적당히 담아준다.

11. 구운 빵을 오일에 찍은 후, 새우, 살코기, 마늘 등을 빵 위에 얻어서 맛있게 먹는다.

12. 냄비에 남은 오일은, 점심에 오일 스파게티로 재활용한다. 새우, 조갯살 등을 추가한 후, 삶은 스파게티면을 함께 볶으면, 훌륭한 올리브오일 스파게티가 된다.


모든 이들에게 주말이 '재충전을 위한, 그리고 한 주의 수고를 매듭짓기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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