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인테리어

주제 (Theme)에 맞는 색상 고르기

by 젊은 느티나무

사실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제외하고 일반인이 쉽게 인테리어를 시도하기 주저하는 이유는 컬러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흰색에도 수십 가지가 있고 검은색에도 수십 가지가 있으며 색상 한 방울(tint)에 색깔이 완전 딴판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칠하고 나서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면 그 번거로움에 아예 생각을 접게 된다.


그렇다 해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고용하자니 내 집에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나 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겠나 싶고 또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짜잔” 하는 돈 쓴 놀라움의 효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다자인과 색상을 고집할 것 같아 쉽게 내키지 않았다. 현실성(물론 비용도 포함)을 고려하지 않고 남의 집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싫을 뿐 아니라 머지않아 내 스타일로 돌아올 것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팬데믹으로 대면 접촉을 꺼려해서 직접 내 손으로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용기를 가지고 시작을 하였다. 그전부터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이 있어 보았던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극도의 블랙엔 화이트 아니면 회색이었고 가끔 소파의 쿠션에 약간의 녹색이 보였다. 정말 깨끗하고 정갈한데 그럼에도 차가워 보이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바로 원목 나무가 주는 따뜻한 느낌 때문이었다.


아하~하는 순간이 왔고 벌써 반은 시작한 느낌이었다. 우리도 따뜻한 원목 마루 바닥이니 걱정 없이 벽을 흰색으로 칠할 수 있겠다 싶었다. 사각사각 깨끗한 (Crisp) 느낌은 단연 흰색을 따를 수가 없는데 다른 색과 충돌하지 않고 띄워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흰색을 골라야 할지 열심히 찾아 나섰다. 따듯한 느낌의 흰색이 바닥의 따뜻함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선택하였다.


그다음은 우리 집의 컬러 theme을 정하는 것이었다. 서브에(subdivision) 우리 구역 사람들만 사용하는 프라이빗(private) 호수가 있으므로 레이크 하우스로 정하고 70년대에 지어졌으니 미드 센추리 모던(mid centry modern) 컬러 : 브라운에 가까운 오렌지색 , 올리브 그린(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색), 청록색( 블루와 그린의 혼합색 : 비취색) 중에서 정하면 될 것 같았다. 주방의 팬추리를 진한 녹색으로 호수의 색깔과 맞춰서 정했다. 내가 보물을 가지고 있었다니 하면서 다시 돌아본 우리 집의 인테리어가 사실 남편의 세심한 선택이었음을 느꼈다.

비치의 모래와 같은 샌드스톤(sand stone) 모래자갈 색깔의 카운터 탑(counter top)과 원목 마루와 가구들은 휴양지의 레이크 하우스 (lake house)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처음에 와서 차가운 느낌이 싫어 흰색을 갈아 엎어 바꾼 색은 옅은 산호색, 따뜻한 치자색(노란색) 그리고 올리브 그린이었다. 그리고 다시 흰색으로 돌아가니 이런 아이러니가...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 까지 살아남은 색깔이 있는데 바로 오렌지 벽돌로 만들어진 벽난로가 있는 벽이다. 미시간은 겨울이 길고 암울(한국의 겨울과 달리 햇빛이 나지 않는 회색빛 날씨가 대부분)하기에 한국의 따뜻한 방바닥에 몸을 지지던 나는 벽난로 없이는 겨울나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그을음이 심해서 벽돌 원색에 가까운 오렌지를 오자마자 칠했고 주철(cast iron)로 만들어진 전기 벽난로로 교체하여서 더 이상 그을음은 나지 않았다. 그 오렌지 색이 강렬하여 가족실을 인테리어 하는데 엄청 제약을 받았다. 뭔가 달라진 느낌을 주려면 그 색부터 바꿔야 했다.


한 동안 인기 있었던 올 화이트( all white) 인테리어는 벽돌 마저 흰색으로 칠한다. 그런데 나는 많이 망설였다. 왜냐면 흰색 벽돌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을뿐더러 차가운 겨울을 나기엔 너무 추워 보였다. 오렌지는 강렬한 적도, 트로피컬(tropical)한 기운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좋아해서 바꿀 수가 없었다. 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벽돌은 숨을 쉬기 때문에 페인트를 바르는 것은 숨구멍을 막아 나쁘다는 것이었다. 바꾸지 않고 버티길 얼마나 잘했는지!


미드 센추리 모던(mid centry modern) 이 유행으로 돌아와 핫하다는 인테리어에서 오렌지 (갈색에 가까운 오렌지) 색의 소파나 의자를 여기저기에서 보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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