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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Oct 07. 2023

코모 호수에서 보트 투워

조지 클루니의 빌라가 있고 배산 임수의 완벽한 풍수를 가진 호수


어제 밀라노 역에 내리자마자 3일짜리 지하철 탑승권을 매표소에서 샀다.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지하철역에 우리가 예약한 호텔이 있다. 한번 갈아타야 하는데 이 정도는 이제 '누워서 떡먹기'이다.


어제 두오모 광장에서 석양에 빛나는 멋진 성당을 보고 이곳에서 예배를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내판에 다음날 아침 10시에 미사가 있는 것으로 나와서 일찍 서둘러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계속되는 시차 적응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몸이 갈수록 무거워져 하루에 두 가지를 소화해 내기는 무리였다.

코모 호수와 밀라노 광장은 반대편에 있음으로 코모 호수를 가기로 정했다. 전에 다녀온 적이 있던 시아버지께서 조지 클루니 빌라가 있다면서 보트 투워를 권유했기 때문이다.


밀라노에서 코모 호수까지

지하철 1호선(빨간 선)을 타고 몇 정거장 가서 코모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기차역으로 가서 표를 구매해야 했으니까 통합 운영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한 손에 구글 맵을 들고 물 흐르듯 길 찾아가는가 싶었는데, 기차역에서 코모 가는 기차를 두 번이나 놓쳤다. 플랫폼을 확인을 안 하고 무작정 기다리가 놓쳤고(당연히 코모로 가는 직행열차일 거라 생각), 두 번째는 플랫폼을 너무 일찍 확인해서 (7분 전) 막판에 선로의 넘버가 바뀌는 것을 확인하지 않아 그랬다.

기차역(좌) | 코모 거리 (우)
코모 호수 상징물

코모역에 도착하니 기차역부터 아름다워 사진을  몇 장 담았다. 기차역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의 코모호수가 모습을 나타낸다. 멀리 맞은편에 선착장이 보이고 호수의 보드워크를 따라가니 코모 호수의 상징물처럼 보이는 조형물 아래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다 가졌네, 일을 안 하고 관광으로만 평생 먹고살아도 되겠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가는 곳마다 감탄사를 연발했는데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호수가 많은 미시간에 살면서  다양한 호수를 다녀 봤어도 이런 호수를 본 적이 없다. 왜냐면 산 때문에


단순히 조금 높은 산이 아니라 울창하게 숲이 우거진 산아래 예쁘장한 집들이 알알히 박혀있고 그 앞은 호수가 있다. 산을 등지고 앞에는 물이 흐르는 말로만 듣던 "배산 임수"의 지형에 풍수를 모르는 나도 여기가 얼마나 특별한 지 알 수 있었다.

숲으로 등산을 하거나 호수에서 하는 보트놀이 중 한 가지만 할 수 있어도 좋은데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다니.. 게다가 이 호수는 겨울에도 얼지를 않는다고 한다.

보트 투어

맞은편 선착장에 길게 늘어선 줄들이 보인다. 오늘이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날이고 내일 출국한다. 그랜드피날레를 기획한 남편이 개인 보트투워가 있는지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연락을 취하자 <왓츠 앱>으로 연락하라고 한다.

다행히 2시간짜리 투어를 예약할 수 있었다. 여태껏 모든 예약은 호텔 예약을 빼고 당일 아니면 그전날 이루어졌다.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생각보다 많았다.


20대 후반 정도로 되어 보이는 여자 캡틴이 보트를 운전하면서 랜드 마크에 멈추어서 설명을 해주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도 주었다. 사진 찍느라 바빠서 어떤 건물에 누가 사는지 다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 "John Legend'의 여름 별장, 미드 <석세션>의 촬영 현장, 조지 클루니의 빌라 등이 소개되었다. 럭셔리한 건물이나 호텔도 있지만 거주민도 함께 사는 것 같은 느낌이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멋지게 꾸며 놓은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살고 있는 자연스러운 이탈리아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모든 이탈리아 여행의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사진에 집중하느라 남편과 캡틴의 이야기를 흘려들은 말로는, 호텔 숙박이나 렌트는 무척 비싸지만 거주민 집값(5~7억)은 미국의 집값에 비해 그리 비싸지 않게 들렸다. 캡틴도 여기 코모에서 태어났고 여기 청년들 보통 한 달에 130 만원 정도 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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