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친환경 페인트로 칠하기

가구 페인트 VS 벽 페인트

by 젊은 느티나무

페인트 작업은 2007년도에 한번 해 본 적이 있어서 이번이 두 번째이다. 그해 막내 동생이 조카 셋을 데리고 우리 집을 방문해 여름 한 달 동안 묵고 갈 예정이었다. 남편이 장기 출장 중이라서 동생이 오기 전 위층에 있는 두 아이들 침실의 벽을 칠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딸의 침실은 옅은 라벤더로 아들 침실은 채도가 높은 연 녹색으로 칠했었다.


1. 준비 과정


벽면 페인트 준비 :페인트를 칠하기 전 준비 과정으로 제일 먼저 벽의 먼지나 때를 닦아 낸다. 벽을 닦아?라고 처음에 나도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면 한국 아파트에 살 때는 시멘트 벽에 벽지가 발라져 있어 벽을 닦는다는 것은 상상을 못 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집의 벽면은 드라이 월(dry wall)이라는 석고 보드에 페인트가 입혀져 있다. 나무로 집의 뼈대를 만들고 그위에 석고 보드를 입혀 벽을 만들기 때문이다. 페인트를 칠하기 전 닦아 내지 않으면 fresh 페인트에 먼지나 오물이 섞이기 때문에 이 과정이 중요하다. 벽을 닦는 전문 파우더 제품을 물에 풀어 헝겊으로 닦는데 긴 폴대에 헝겊을 끼워 닦으면 멀리 까지 다을 수 있어 까치발로 서지 않아도 된다.

마스킹 테이프: 창문 주변이나 페인트 색이 갈라지는 면에 붙여 페인트가 원하지 않는 곳에 묻히는 것은 방지한다. 마지막으로 바닥에 페인트 분사 물이 떨어져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종이를 깔아 고정시키면 준비과정은 끝이 난다.


가구 페인트 준비: 샌딩이 가장 시간이 많이 들고 힘든 과정이었다. 왜냐면 먼지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방진 마스크를 쓰고 큰 면적에는 전기를 이용하는 샌딩 기계를 이용해 어렵지 않았는데 미세한 코너에서는 손으로 직접 샌드 페이퍼를 사용하였다. 보통 가구에는 마지막에 코팅 처리가 되어 있으므로 이 코팅을 벗겨내지 않으면 페인트가 깊이 들어가지 않기에 반짝이는 부분이 없도록 꼼꼼히 갈아내야 했다.


2. 페인트 브랜드 선택


페인트 브랜드가 여러 개 있지만 그중에서 친 환경 브랜드 ‘벤자민 무어’를 택했다. 2006년도에 여러 브랜드 페인트를 시도했었다. 아주 미묘한 차이에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색인지라 여러 브랜드 중에서 ‘밴저민 무어’ 페인트는 질리지 않고 좋았다. 남편은 잘 벗겨진다고 푸념을 했는데 각 공간마다 다른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 당시엔 몰랐다. 리빙룸과 다이닝룸에 쓰이는 오라(Aura) 페인트는 색이 깊고 진해서 색감에 중점을 두고, 주방이나 현관에 쓰이는 리걸(Regal)은 사람들 손이 많이 닿기 때문에 아무래도 쉽게 얼룩이 지워지는 공법으로 만들어졌으리라 짐작이 간다. 캐비닛(찬장)에 사용되는 어드벤스(Advance)는 나무에 최적화된 페인트로 행주로 자주 닦아야 하므로 방수처리를, 페인트가 잘 벗겨지지 않고 긁힘을 방지하는 처리가 된 가장 진보된 공법일 것이다. 이 번에 이 차이점을 알고 무엇을 골라야 할지 알게 돼서 시작부터 사뭇 뿌듯했다.

각 페인트 브랜드 별로 매끄러움(sheen)의 레벨에 따라 맷(matt), 에그 셸(egg shell), 새틴(satin), 세미 글로시(semi glossy), 글로시(glossy)로 나누어져 있음을 “타일을 붙여본 여자” 에서 언급하였다.

https://brunch.co.kr/@ockyung02/27


벤자민 무어 웹사이트에 가면 각 공간마다 탬플릿이 있어 자기가 원하는 색을 찾아서 맞추어 보고 비교해 볼 수가 있다. 아마추어로서 프로 디자이너의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3. 페인트 양의 선택


패밀리 룸은 갤론(gallon)으로 제일 큰 사이즈로 칠하고 조금 남았다. 주방은 쿼트(quart)로 꼭 맞는 양이었다. 쿼트는 갤론의 절반 정도 되는 양인데 가격은 절반이 훨씬 넘었다. 갤론이 80달러면 쿼트는 60달러다. 다이닝룸의 페인트 양을 정하기가 까다로웠다. 벽 면적이 패밀리 룸보다는 작고 주방보다는 크니까 갤론과 쿼트의 중간 정도 되는 양이 필요했다. 남편이 쿼트로 시작하고 모자라면 다시 하나 더 사라고 했다. 워낙 숫자에 강한 사람이라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다이닝 룸 칠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페인트가 모자랄 것 같아 아껴서 쓰느라 가볍게 펴 발랐다. 완성하고 보니 페인트가 충분히 입혀지지 않아 밑 바탕색이 드러나 보였다. 퇴근해서 돌아온 남편이 한번 더 발라야 한다고 하는데 짜증이 확 올라왔다.


페인트가 모자랄까 마음 졸였던 생각과 아무래도 갤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마음속에서 소리쳤지만 남편 말을 따랐는데 “거봐, 내가 맞잖아”하는 데서 오는 화의 폭발이었다. 남편은 좀 당황한 듯했다. 갤론으로 했으면 두 번 가지 않아도 되고(코로나로 가게에 두 번씩 가는 것이 용납이 안 되던 시절) 무엇보다 돈이 더 절약되는 형편이었으니 내가 정말로 옳았다. 그런데 남편 말에 따르면 페인트가 남아서 지하실에 몇 년씩 처 박아 두어야 하는 것이 싫었다고 한다. 왜 버리면 되지? 하니까 페인트는 위험 물질로 구분되어서 빈 통이면 모를까 쓰레기통에 버릴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꼭 맞는 양을 원했던 것이었는데 나는 그것을 쪼잔함으로 해석을 했으니...(듬성듬성 여자와 꼼꼼 남자의 차이점: 남편,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4. 페인트 칠


갤론 한통을 더 사서 남편이 직접 칠했다. 어제 화가 나 있었으므로 나는 보고만 있었다. 맨 먼저 천장과 맞닿는 에지를 사각형 에지 롤러를 이용해 페인트를 듬북 묻혀서 칠한다. 너무 많이 묻히면 흘러나와서 새깅(sagging)되므로 많치도 적지도 않게 묻히는 것이 요령이다. 음식도 남기지 않게 꼭 맞게 하는 편이라 어제 페인트도 아껴서 칠했던 것에 웃음이 나왔다. “아낄게 따로 있지 페인트를 아끼니 칠이 안되지...” 롤러 브러시에 페인트를 듬북 묻혀서 위아래로 한 발짝식 옆으로 옮기면서 칠한다. 나는 중구 난방식으로 칠해서 어떤 벽면에서 거죽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어서 왜 그런가 물어보니 위아래로 한 부분씩 칠하고 옮겨야 덧칠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만약 덧 칠하고 싶으면 다 마른 다음에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일어난다고. 내게 왜 안 가르쳐 주었냐고 하니까 이미 알고 있는 줄 알았단다. 내가 씩씩하게 잘하고 있으니까 뭐든지 잘하는 줄 안다. 캐비닛, 북 케이스, 다이닝룸 의자 등 가구는 남편이 전담해서 칠했다. 스프레이 페인트로 해야 붓 자국이 안 난다면서 페인트 샵 엔지니어의 실력을 발휘했다. 의자를 칠할 때 애를 좀 먹었다. 스프레이가 의자 다리나 등 걸개 사이로 다 빠져나가 여러 번 분사해야 했고 결국 빠트린 부분을 내가 다시 붓으로 덧칠해야 했다.


<흰색 예찬>

흰색은 페인트 칠에서 가장 까다로운 색이다. 왜냐면 배경색이 드러남으로 보통 두 번씩 칠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칠하면 공간을 밝게 하고 깨끗하고 의외로 더러움을 안 탄다. 무엇보다 질리지 않아 오래 함께할 수 있다. 고급스럽고 청결한 느낌을 원하면 흰색을 강추한다. 요즘은 흰 운동화가 유행한다.(신발을 흰색으로 하면 어떻게 감당하려고?)하는 의외성이 사람의 시선을 끈다고나 할까. 공간이 좁을 때 노란색 언더톤이 있는 흰색은 전혀 추워 보이지 않고 깨끗하다. 물론 다른 가구나 바닥과 조화로울 때 한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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