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말
제주도는 비가 많다. 우리 땅의 전 주인은 수도를 이용하여 연못에 물을 채웠다. 2014년 집 건축 시기에 물이 공급되지 않고 수온이 올라가, 토종붕어가 일부 폐사한 것을 보고, 연못을 살리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연못은 많은 일을 수반한다. 물도 채워줘야 하고, 낙엽이 연못에 떨어지면 높은 장화를 신고 들어가 건져내 주어야 하고, 연못 주위의 잡풀들도 잘라주어야 한다. 그러나 연못을 바라보며 물멍 때리는 재미가 쏠쏠하여 연못을 살리기로 결정하고, 자연스레 물을 공급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물은 1층 바닥과 연못이 약 2미터 이상의 경사가 있어, 빗물을 이용하기로 했다. 즉 2층 지붕의 물이 홈통을 타고 1층 집수정으로 고이고 이 집수정에서 관을 연결하여 1층과 연못 사이에 2톤 물탱크를 외부 계단 아래에 설치했다.
물탱크에서 연못까지 관을 연결하고, 중간 밸브를 열면 물탱크의 물이 연못으로 떨어지도록 고안했다. 그리고 연못으로 떨어지는 관 끝에 대나무 토출구를 달아 시시오도시처럼 보이게 했다.
정원에 나가서 일할 때는 밸브를 열어 연못에 물을 공급해준다. 폭포처럼 떨어지는 물, 유유히 헤엄치는 4~5년 차 금붕어들과 황급히 몸을 숨기는 토종 붕어들의 모습을 즐긴다. 물론 얼른 물속으로 뛰어드는 개구리들이나 지금 한창인 수국, 삼색버드나무, 고사리, 월계수, 히비스커스를 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아내의 말
이 땅에 처음 온 날을 기억한다. 풀숲을 헤치고 중앙에 있는 연못에 들어왔다. 연못 위의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서니 아래로 바다와 섬이 보였다. 나는 전생에서부터 그 바위를 알고 있었던 듯 그 자리가 친숙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제주에서 땅 찾기 5년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 여기 할래! 여기 사 줘!”
그러나 남편은 전문가이다.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EBS 프로그램에서 경상도 출신 노부부는 산속에 있는 자신의 집을 처음 봤을 때,
“됐나?”
“됐다!”
하고, 둘이 순간 마음이 일치했다지만, 남편은 세심했다.
중앙의 연못 때문에, 집이 앉히는 위치가 폭이 안 나오고 어정쩡해질 수 있다.
진입로가 좁아서 장비가 들어오기 힘들다.
들떠서 저 혼자 결정한 마누라를 간신히 다독이며 그는 여러 가지를 확인해나갔다. 진입로의 폭을 재보고, 장비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내 그의 결정이 떨어졌고, 우리는 이 땅의 소유주가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