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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딩하는 수학쌤 Mar 20. 2021

9. Zai Jian, Shenzen. Hi, HK.

중국에서 홍콩으로. 또 다른 세계와의 만남.

1. 심천에서의 마지막 아침


 심천의 아침 식사는 첫날을 제외하고는 늘 밖에서 먹었다. 첫날은 인천공항 버거킹, 두 번째 날은 현지식 호텔 조식인데 입맛에 맞는 건 쌀밥과 계란 프라이밖에 없어서.. 셋째 날은 피자헛 모닝 세트.. 오늘은 네 번째 마지막 날인데 이기준 대표님, 정준쌤과 함께 화창베이 걸으면서 맥도널드로 들어갔다. 맥도널드 음료 메뉴에 두유를 팔길래 먹어봤는데, 우리나라 두유와는 좀 다른 맛이다. 그래도 먹을만했다. 맥도널드에서 밥을 먹으며 3일간 겪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창베이를 걷다가 지하철 통로로 길을 건너는데 이렇게 전 직원들이 일렬로 도열해서 소위 '조례' 모임을 하고 있다. 예전에 우리나라도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매일 아침마다 전달할 사항과 정신교육(?) 등을 한다. 여기만 그러는 게 아니라 조그마한 상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냥 이러한 행사가 하나의 일상적인 절차가 되어가는 것 같다.


LG전자 신개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송파 메이커 이기준 대표님은 당시 LG 전자에서 의뢰한 실내 텃밭을 표방한 식물 재배기를 개발하느라 정신이 없으셨다. 프로토타입을 개발 중이었는데 이 때문에 한국에서 한 달에 한두 번씩 심천을 왔다 갔다 하시면서 미팅을 하고 개발을 하시느라 많이 분주하셨다. 아마 그 결과가 위 사진의 제품인 거 같은데 LG에서 개발한 식물 재배기이다. 물론 완제품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투박한 프로토타입을 송파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볼 수 있었다. 이 날도 오전에 미팅이 잡혀있어서 아침 식사를 끝으로 아쉬운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여유가 있으셨으면 홍콩에서 만나서 놀았을 텐데, 다음 날 홍콩에서 다른 시간에 다른 비행기로 각자 서울로 돌아가야만 했다.




2. Zai Jian Shenzhen


  글로벌 업체의 초청을 받은 것도 아니라서 본사 내부도 못가보고, 현지에서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도 못 만나고, 대공방도 못 가보고.. 게다가 심천에서 유명하다는 짝퉁 아울렛도 못 가봤으니 심천을 다녀왔다는 말이 무색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지에서 오래 생활하신 박준 기자님의 상세한 설명과 오랜 기간 연구를 하신 이기준 대표님의 도움 덕분에 생생하고 실질적인 많은 도움을 받으며 심천 일대의 연수를 잘 마무리했다.


 홍콩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이번엔 시간을 아끼기 위해 고속철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Futian역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을 했고 기차역에 도착한 기념으로 유치한 사진을 한 장을 찍었다..;


 기차역 안에서는 국경을 옮겨 이동을 하기 때문에 여권을 보여주고 홍콩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가는 길에 보니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들이 눈에 보인다. 어디 여행을 가는 모양인지 아이들이 들떠있다. 체험학습을 하는 모습은 어디든 똑같다. 아이들의 모습이나 선생님의 모습이나..


고속철도는 우리나라와 달리 마치 비행기처럼 3개의 자리가 붙어있다. 옆에는 2개짜리 자리도 있지만.. 버스보단 훨씬 비싸긴 하지만 시간을 엄청 줄여준다. 올 때 버스 타고 환승하고.. 공항에서 심천까지 약 3시간 정도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돌아갈 때는 홍콩 시내까지 약 30분 만에 도착한다. 잠깐 쉬는 사이 어느새 홍콩 도착.




3. Hello, HK


 우리는 이전과는 매우 다른 현실을 맞이하며 살고 있다. 비행기가 없어서 못 가던 예전과는 달리, 코로나 19로 해외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매우 낯선 환경에 접했다. 더군다나 홍콩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누르려는 경찰들의 억압으로 더욱 홍콩은 가기가 어려워졌다.


 이때만 하더라도 홍콩은 매우 평화롭고 자유로웠다. 관광객으로 넘쳐났고 추운 겨울을 피해 쇼핑과 영국식 문화를 즐기러 온 관광객으로 홍콩은 붐볐고 즐거웠다.


 도착한 날에도 약간 뿌옇긴 했지만 화창한 날씨에 기분이 좋았다. 침사추이 인근의 페리 부두에 위치한 쇼핑몰로 일단 직행을 했는데, 엄청나게 큰 쇼핑몰 안 락커에 짐을 풀어놓고 열심히 돌아다녔다. 정준쌤은 사모님의 부탁(아님 order..?)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으니 원하는 제품이 없어서 아쉽게도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고.. 그 후 무엇을 먹을까 신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먹지 못할 '익숙한'맛집을 가보자!"라는 이상한 슬로건을 걸고 돌아다니다가 BLT 버거집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뭔 버거가 이렇게 비싸..라고 하지만 그 맛은.. 정말.. 배가 터지도록 집어넣었다. 심천에서 그리웠던 맛이 바로 이거야...라고 하면서. 가격은 거의 둘이 합쳐 10만 원 가까이 나왔던 거 같은데.. 몰라. 일단 먹었다.  


페리를 타기 전에 배도 꺼뜨릴 겸 페리 선착장 근처로 나갔는데, 거기에 시계탑이 있다. 이 시계탑은 1915년 구룡(카오룽) 지방과 광둥 지방을 연결하는 기차역의 일부였다고 한다. 당시 개인적인 시계가 보급이 되었을 리는 만무하고, 정확한 시간에 맞춰 출발하는 기차를 알기 위해서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이러한 시계가 중요했을 것 같다. 예전 미국의 역사에도 보면 시간대를 재정비했던 때가 철도가 깔리기 시작했을 때라고 하던데, 여기서도 그런 의미에서 시계탑과 철도는 연관이 있나 보다. 이 기차역은 1970년에 홍함에 새로운 기차역이 생기면서 철거되었지만 시계탑은 역사적 의미로 남아있다. 공원이 되었고 관광지가 되어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홍콩섬으로 가는 홍콩 스타 페리는 2HK$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원? 400원? 여하튼 엄청 싸다. 우리가 간 날은 평일이라 2달러 정도이고 주말에는 여기에 요금이 좀 더 붙긴 한다. 사람도 많이 없고 느릿느릿 홍콩섬으로 건너가는 페리가 반갑다. 배를 타고 가는 반대편에 높은 빌딩들이 즐비하다. 아.. 홍콩의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낀다. 대부분이 금융과 관련한 기업들이다.


건너가 보니 트램이 열심히 돌아다닌다. 영국의 느낌이 많이 남아있는 홍콩의 느낌. 공부한다는 느낌을 집어던지고 오후와 내일 오전까지는 열심히 놀아보자! 발바닥만 버텨준다면...


다음 글 : 짧은 1박 2일 홍콩. 마무리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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