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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딩하는 수학쌤 Apr 03. 2021

11. 심천, 홍콩, 미얀마에 갈 수 있겠지..(완결)

잊혀진 평화, 여유, 풍요.. 홍콩과 미얀마는 우리의 이웃입니다.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먼저 미얀마의 군부를 맞서는 사람들을 위해 마음과 눈물로 기도합니다..

SNS에서 살펴봤던 미얀마의 상황.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그들은 정치가 아닌 가족과의 행복한 삶을 위해..




홍콩의 둘째 날은 화살과 같이 흘러가고..

 

홍콩에서 머물렀던 호텔은 조그마한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고 숙박만 위한 곳이라 조식이 없다. 근처 스타벅스를 찾아서 간단하게 빵과 커피를 먹으면서 아침 식사를 대신했다.


제니 베이커리

 이후 오전의 목적지는 제니 베이커리. 이른 시간이라 오픈을 아직 하지 않아서 주변을 돌아다녔다. 마침 근처에 지역 시장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둘러보았다. 시장은 어딜 가나 참 재미있고 뭔가 활기가 돋는다. 우리나라의 전통 시장과 비슷한데 고기는 냉장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당일에 온 고기인가? 고기 위에 Fresh Meat for Sale이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제일 재미있는 것은 수산물 가게. 고기야 어느 나라나 비슷하게 생겼지만 수산물은 지역에 따라 참 다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부산과 포항, 당진, 안양, 서울이 다른데.. 홍콩에서는 처음 보는 생선들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활어도 같이 판다. 새우도 팔고, 조개도 판매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보리새우 비슷한 녀석들이 싱싱하다. 홍콩이 항구도시라서 그런지 해산물이 참 싱싱하고 다양하다.


 과일을 파는 데는 우리나라에서 수입된 과일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딸기 같은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임을 알 수 있는 포장 상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제니 베이커리로 왔는데, 역시 맛집이 하나 생기면 근처 짝퉁이 생기는 법. 그러나 짝퉁이 생기고 맛이 비슷하다고 해도 사람들은 맛집에만 줄을 선다는 법.


 오픈 시간이 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줄을 섰다. 우리도 줄을 섰고, 들아가는 길에 안내문구가 있다. 한국인들도 많다 보니 마지막에 한글로 안내문구가 되어있다. 주문이야 뭐.. 상품 번호를 밝히고, 구매 수량만 말하면 되는 수준의 영어면 다 된다. 그리고 Only Cash. 전부 현금으로만.


침차이키 완탕면

 점심은 완탕면으로 유명하다는 침차이키. 미슐랭 가이드에 계속 선정이 된다고 하고, 맛도 은근 중독성이 있지만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은 곳이다. 먹어보니 '오! 완전 맛있는데!!'는 아니지만, 꾸준히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이긴 했다. 문제는.. Only Cash. 그 문구가 없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계산할 때 Only Cash를 외치신다. 우린 현금이 없는데..ㅠ


 결국 내가 식당에 남고 정준쌤이 주변에서 ATM 기계를 찾아 돈을 인출해와서 해결이 되었다. 맛집인데 관광객을 위해 카드 정도는 해주시면 좋겠지만.. 불친절도 맛집의 조건인가?


빅토리아 피크는 또 실패

 배도 꺼뜨릴 겸, 어제의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다시 한번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가려고 피크 트램을 가려고 했다.

 흐미.. 어제는 양반이다. 오늘은 더 많은 인파가 몰려와서 아예 바깥까지 줄을 쫘악 섰다.

 두 번째 방문에도 포기. 포기는 빠를수록 다른 기회를 주기도 한다.


시간을 쪼개자. 제이드 마켓으로!

그래서 그냥 전철을 타고 홍콩섬을 벗어나 침사추이를 지나쳐서 제이드 마켓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 같은 분위기랄까.. 여기서 다양한 물건들 구경도 하고, 샤오미 매장도 갔다. 샤오미 매장에서 미밴드 3도 샀는데, (당시 미밴드3이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기 전이었는데 약 국내의 50% 정도의 가격으로 구매를 했다.) 배터리 수명도 다 되어가던 핸드폰도 바꾸고 싶은 충동이 눈썹까지 올라왔으나 이성을 끝까지 붙들어 참았다.


 그렇게 중국에 다녀온 지 6개월 후에 핸드폰을 정식 발매로 풀렸던 샤오미 포코폰 F1으로 바꾸었으니.. 시기만 늦었을 뿐 결국 샤오미 제품을 샀네..;





마무리. 다시 가기가 어려워진 심천과 홍콩, 그리고 미얀마


케이시 퍼시픽 항공기를 기다리면서.. 홍콩 공항에서. (2019.1.22)

 홍콩에 있을 때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놀러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홍콩은 그때의 평화로움, 여유로움, 일상을 잃어버린 곳이 되었다. 중국이 홍콩을 영국으로부터 반환받았고 그때 체제는 그대로 유지를 보장한 약속을 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시진핑의 정책과 스타일로 미루어볼 때 아마 앞으로도 중국화를 계속 밀어붙일 것 같다. 언제든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고 잡혀갈 수 있는 송환법을 저지하기 위해, 더 나아가서 홍콩의 민주화와 자유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우산 혁명을 꿈꾸며 투쟁을 하고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있는 곳이 되었다.


 우리가 평화롭게 걷던 침사추이와 지루한 기다림으로 여유를 누리던 홍콩 공항은 시위대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울리고 경찰들의 진압봉이 휘둘러지는 공간이 되었다. 메이커들의 살아있는 활기가 느껴졌던 심천은 중국 군대가 머물렀다. 그리고 언제든 홍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불과 1년 6개월 전(글을 썼던 당시는 2020년 7월)에 평화로움을 느꼈던 홍콩은 더 이상 없다. 그들은 오늘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며 자신들의 인권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아쉽게도 작년 말에 홍콩을 향했던 국제사회의 시선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다들 자국을 살피기에 바쁘다. 그 와중에 홍콩을 향한 관심은 서서히 잊히고 있는 중이다.


 심천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중국과 그곳에서 함께 도전을 계속해가는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부품들과 아이디어,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텐센트를 비롯한 거대한 기업들. 홍콩의 평화로움과 풍요로운 여유. 많은 관광객들과 활발한 쇼핑, 여행 상품들. 그런 즐거운 추억을 안고 돌아왔지만 이제 돌아보면 그것도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일상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미얀마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 힘없는 민중들 위에서 군림하는 군부세력. 태국의 쿠데타와는 달리 미얀마는 너무 잔인하다.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총을 들고 있는 그들은 권력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단지 가족과 행복하고 인간다운 최소한의 권리를 가지고 살 수 있도록 싸운다..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꿈꿔본다. 우리나라의 광주가 그랬듯, 그로 인해 지금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듯..  홍콩도 중국도 미얀마도 변화되길.. 그렇게 일상을 다시 찾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시아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어떻게 도와야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함께 걱정하며 관심만큼은 끄지 않아야지..


 심천도 가까운 미래에 다시 갈 수 있겠지. 그리고 홍콩과 미얀마에도 행복한 웃음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그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들의 작은 힘이 모여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그들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니까..(완결)

이전 10화 10. 홍콩에서 첫 날. 반쪽 하루를 하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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