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아침에는 호텔 조식을 가볍게 패스했다. 둘째 날에 호텔 조식에서 우리가 먹을게 생각보다 너무 없다는 것을 경험한 탓에 호텔 밖으로 나왔다. 어디서 아침을 먹을까 둘러보는데 호텔 건물의 오른쪽에 위치한 피자헛에 놀랍게도 아침 식사가 있었다. 글로벌 기업답게 카드도 받아준단다. 위쳇 페이를 사용할 수 없는 우리들에게는 이런 다국적 기업들이 반갑기만 하다.
아주 썩 맛있다고는 할 수 없는 값비싼 아침을 먹긴 했다. 우리 돈으로 약 6천 원 내외로 좀 아깝다는 구성이었만, 그래도 이 정도로 익숙한 식사를 할 수 있음에 감사.
아침에 만나기로 한 곳에서 박준 기자님을 만났다. 그런데 안색이 너무 안 좋으시다. 장염이 심하게 걸려서 밤새 고생하고 새벽쯤에 겨우 괜찮아져서 나오셨단다. 미안한 마음에 무리 안 하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래도 괜찮다고, 일부러 패딩 (분명 기온이 20도 가까웠던 것 같은데..)을 입고 나왔으니 문제없고 하시면서..
그래서 커피도 결국 나와 정준쌤 두 명만 마셨다. 늘 우리가 그랬듯 식사는 내가, 커피는 정준쌤이. 스타벅스의 아이스 카페라떼는 세계 어디에서나 맛이 비슷한가 보다.
2. 남산 SW 산업 단지
택시를 타고 남산 SW 지구 쪽으로 이동하는 중에 아주 커다란 전시장이 많이 보였다. 뭐든 다 설명해 주시는 박준 기자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지금도 전시장이 많지만 현재 코엑스 규모의 10배에 가까운 크기로 전시장들을 추가로 짓고 있단다. 여기에서 다양한 전시와 메이커 페어가 많이 열리는데, 남산구(區)에서 2015년 6월에 메이커페어를 한 후 행사장을 '소프트웨어 산업단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다양한 창업을 도와주는 민간 차원의 액셀러레이터 80여 개가 남산 지구에 자리 잡고 있다.
남산 SW 단지 내의 벤처 플라자 쇼룸과 창업 액셀러레이터에 있는 기업들 목록. 벌집으로 표현을 해놓았다.
여기는 소프트웨어 단지 자체가 아주 커다란 공원과 같다. 이름만 남산이지 평지에 넓은 건물에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민간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세계적인 회사인 텐센트, 바이두, 징동(JD.com) 등과 같이 중국 전체의 인터넷 기업들도 즐비하다. 아주 자세히는 몰라서 이와 관련하여 검색을 좀 해봤는데,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사이트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중국의 액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는 기본적으로 창업자에게 공간 제공, 교육, 투자유치 연계, 네트워킹, 마케팅 등 기본 업무를 진행하는 한편, 각 기관마다 운영 기업의 특성에 맞게 특화된 영역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텐센트와 징동의 경우 유저 트래픽이나 확산 채널, 온라인 마케팅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액셀러레이터다. 중국계 액셀러레이터는 아니지만, 심천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인 헥스(HAX, 이전 명칭 '헥셀러레이터')의 경우 선정된 배치 팀의 하드웨어의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함께한다. 또한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점에는 실리콘 밸리로 건너가 투자자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데모데이까지 진행한다. 이러한 방식은 중국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가 중국 VC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변주해서 운영하고 있다." (https://platum.kr/archives/45744)
심천의 남산 SW 단지 안에는 이런 로봇을 그린 벽화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이후 심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려졌고, 2019년에는 서울시에서 중국 심천의 창업 액셀러레이터 '잉단'이 서울시에 한국 법인을 설치하였다. 이어 박원순 시장은 2019년 첫 해외순방으로 심천을 찾아 상호 윈윈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서는 꾸준히 심천 액셀러레이터 센터 입주 기업을 모집하기도 하고, 중국의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인 차이나 링크는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3. 공유 자전거 라이딩 (feat. 휴가 느낌?)
공유 자전거 OFO(노란색)과 모바이크(주황색)
1월이라지만 4월 후반으로 넘어가는 듯한 날씨다. 걷다 보니 발도 아프고 (당시 족저근막염) 남산 지구가 하도 넓어서 어떻게 다 돌아보나싶었다. 화창베이야 건물 위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니면 되지만 여기는 넓은 동네를 해 집고 다녀야 한다.
그러던 중 박준 기자님이
"자전거 타실래요?"
"대여하는 곳이 근처에 있어요?"
"여기저기 놓여있는 자전거 보이시죠? 저게 모두 공유 자전거예요."
서울시에도 따릉이를 많이 보긴 했지만 직접 타본 적은 없다. 사실 걸어 다니는 거리가 얼마 안 되니 그냥 걷는 것도 그렇고, 자전거를 정해진 위치에 세워놓다 보면 걷는 거랑 비슷한 것도 많은 데다가, 앱도 깔고.. 귀찮아서 안 쓰고 있었다.
박준 기자님이 앱으로 지도를 살펴보시면서
"근처에 자전거 많네요. 여기는 딱히 자전거를 별도로 보관하는 곳이 정해져 있지 않아요. 마음대로 타고 눈에 띄는 곳에 대 놓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럼 여기저기 한 대씩 있으면 어떻게 해요?"
"알아서 자전거 가지러 회사에서 차로 돌아다니는 인력이 있습니다."
"네? 그걸 사람이 다해요?"
"여긴 사람 많잖아요. 일자리 창출을 일부러 해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얼마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내면 시간, 횟수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탈 수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자전거 잠가놓지도 않아요. 시간제한 없으니 그냥 대놓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산 지역이 특히 좀 그래요."
그런가 하고 돌아다녔는데 5분 만에 잠겨있지 않은 자전거 3대를 발견했다. 그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니 정말 날아갈 것 같다. 화창한 봄날 휴일 같은 느낌에 (이 날은 우연히도 일요일이었다. 날씨도 맑았다.) 자전거를 타고 사람도 많이 없는 공원 같은 SW 단지를 돌아다니다니 어디 놀러 온 기분이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전기 자동차 충전기가 정말 도시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다. 서울시의 인구 2배에 전기자동차 수는 점점 늘어나니.. 주유소보다 더 자주 만날 수 있고, 좀 대형 주차장이면 의무적으로 일정 부분을 설치해야 하는 전기 자동차 충전소에 여러 차들이 충전을 틈틈이 하고 있다.
공유 자전거도 민간 업체에서 몸집 부풀리기를 막 하다 보니 생각보다 수익이 많이 안 나는 분위기이다. 많은 기업체가 있지만 그중 2~3개가 독식을 하다시피 하는데, 그 와중에도 수입이 잘 안 나서 망하는 회사가 있단다. 실제로 뉴스에도 나왔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뉴스를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