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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명한 투자자 May 04. 2021

나만 모르는 자본주의 게임 법칙

누가 누구에게 빚을 지고 있는가?

네가 빚을 진 사람이 많을수록 너는 더 가난하다.
그리고 너에게 빚진 사람이 많을수록 너는 더 부유하다. 이것이 그 게임이다.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2, p.175-


Rich Dad, Poor Dad


1997년 미국에서 초판이 나온 후, '부자아빠 가난한아빠'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지난 3월에 읽었다. 본가에 갔다가 어머니께서 쌓아 놓은 책무덤 속에 있던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책은 2002년 판본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우리 집에 이 책이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나는 19년이 지나서야 읽은 것이다. 숙제 안 했다고 야단맞은 것보다 책을 강독시키지 않은 부모님이 야속한 순간이었다. 나는 '부의 추월차선'을 읽은 이후로 또다시 세계관이 뒤집히는 경험을 했다.


나만 모르고 있던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


로버트 기요사키는 교육자였던 친아버지를 '가난한 아빠'로, 사업가였던 친구 아버지를 '부자아빠'로 여겼다. 그리고 '부자아빠'에게서 배운 교훈을 통해 자신도 부자가 되었다. 부자아빠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자본주의라는 게임의 본질은 이것이다. "누가 누구에게 빚을 지고 있는가?"


빚, 그러니까 부채가 누구에게서 누구에게로 이동하였는지가 자본주의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이 설명을 듣고 나서야 나는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음에도 나는 30년 동안 게임의 법칙을 모르고 살았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승진, 정년퇴직, 연금. 이런 단어들의 조합이 게임의 법칙인 줄로만 알았으며, 남들도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엄청난 착각이었다. 나는 규칙 자체를 몰랐던 것이다.




누구에게 빚을 지고 있는가


은행 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은행에서 받은 부채를 이용해서 40평대 넓은 집과 외제차를 샀다. 그에 걸맞은 명품 옷과 지갑도 샀다. 현명하게도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명품, 집, 차를 샀더니 나의 자산이 증가했다. 나는 이제 부자다. 경제적 자유 달성!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가?


와 은행, 둘 중에 누가 돈을 벌고 있을까? 바로 은행이다. 은행은 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담보를 잡았고(그것이 월급이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간에) 이는 곧 은행의 자산이 된다. 그리고 가 내는 이자가 그들의 수입이 된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부채로 집, 외제차 그리고 명품을 샀다. 월급은 고정되어 있는데 대출이자와 자동차 할부금, 카드값으로 지출이 늘어간다.


누가 누구에게 빚을 지고 있는가? 누가 부자인가?


나는 지출과 부채가 늘었지만, 반대로 은행은 나로 인해 수입과 자산이 늘었다. 이것이 게임의 법칙이다.

수입과 자산을 늘리면 부자가 된다. 반대로 지출과 부채를 늘리면 미래가 없다. 


결국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 모은 돈으로 자산을 사는 것이 부자가 되는 길이다.


로버트는 이러한 게임의 법칙을 계속해서 우리에게 설명한다.

부자는 자산을 산다.
가난한 사람들은 지출만 한다.
중산층은 부채를 사면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이라도 우리 주변에서 게임의 법칙을 모르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 내 직장 선배가 할부로 벤츠를 샀다. 내 후배는 증권사에서 미수를 당겨서 주식을 샀다. 모두 지출과 부채를 늘리는 행위다. 하지만 선배와 후배는 자신들이 자산을 샀다고 믿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게임의 법칙을 알았다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빚을 지게 만들면 부자가 된다


은행 대출만 빚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주변에서 많은 빚을 지고 살아간다. 나는 편의를 위해 휴대전화를 쓰면서 삼성에 빚을 졌고, 이동을 위해 차를 타면서 기아차에도 빚을 졌다. 그리고 유퀴즈를 보며 재미를 주는 유재석에게 빚을 졌고 밤편지를 들으며 감동을 주는 아이유에게도 빚을 졌다. 그들은 많은 사람에게 빚을 지게 만들었고 부자가 되었다. 이것이 자본주의 게임 법칙이다.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지게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필요한 물건을 주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하고, 재미를 주기도 하면서 상대방에게 빚을 지게 할 수 있다.

빚을 지고 상대방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면 우리는 이를 즉시 갚으려고 한다. 미안함을 없애기 위해서다. 그리고 미안함을 지우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돈을 내는 것이다.


나는 부자아빠가 로버트에게 "네가 빚을 진 사람이 많을수록 너는 더 가난하다. 그리고 너에게 빚진 사람이 많을수록 너는 더 부유하다."라고 했던 것처럼, 내 아들에게도 똑같이 가르쳐주기로 마음먹었다.


생후 17개월인 내 아들은 언제쯤 게임 규칙을 물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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