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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명한 투자자 May 02. 2021

자유의 산, 해발 13억

경제적 자유를 위한 목표 설정하기

꿈을 꾸는 사람으로만 그치는가 아니면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는가의 차이는
꿈의 가격을 계산하였느냐에 있다.
-Money, p.308-

돈이 얼마나 있으면 경제적 자유를 이룬 것일까?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 얼마 전 직장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로또 10억 당첨돼도 회사 계속 다녀야 될 거야. 요새 10억이 부자냐."

최근 로또 당첨금은 20억이었으니 그 정도 금액이면 선배는 은퇴할 용기가 생기려나.


나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 등반가가 되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내 앞에 있는 산의 해발고도를 모르고 있었다. 산악인이라면 정상의 높이를 몰라서는 안 된다. 해발고도를 모르면 등정 시간을 계산할 수 없고 이는 치명적인 위험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자유의 산이 존재한다. 나라와 지역마다 명산의 높이가 다르듯, 각자 자유의 산의 높이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목표를 측정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직장인이었던 나의 부모님도, 공무원이었던 학교 선생님들도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나는 그들에게서 훌륭한 노동자가 되는 법만 배웠을 뿐, 경제적 자유를 쟁취하는 방법과 그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사람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할 뿐, 각자의 상황에서 부자가 되는데 얼마가 필요한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계산해보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10억이 부자냐고 말한 선배도 계산해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나도 '부자'라는 꿈은 도대체 얼마이고 어떻게 계산하는지 전혀 모른 채로 30년을 살았다.




부유함이란 돈이 아닌 시간으로 측정한다.


자유의 산, 해발 13억.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근로자의 정년은 60세다. 그리고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3세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는 정년 후 23년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생존해야 한다.


여기서 23년은 노동 없이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알아내면 경제적 자유를 향한 해발고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부유함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물리적으로 일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질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는 날(day)의 수(number)


이 정의에 따르면 부유함은 금액이 아닌 시간으로 측정한다. 23년이 부유함의 기준이라 가정하고 이를 돈으로 바꿔보자. 1년 지출 수준을 알면 계산이 쉽다. 우리가 1년에 5천만 원을 쓴다면, 60세에 은퇴하는 경우에 5천만 원의 23배인 11.5억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에도 계속 노동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10억은 은퇴 후에 23년 버틸 수 있는 수단일 뿐이므로, 만약 60세 전에 돈을 모으지 못했다면 은퇴는 꿈도 못 꾸게 된다. 내 선배는 60살에 로또 당첨될 거라고 생각해서 빠른 은퇴를 포기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3인 가족인 나의 경우는 어떨까. 2020년 가계부를 통해 연 지출을 계산해보았더니 5800만 원이었다. 연 지출의 23배는 약 13억이다. 내가 경제적 자유를 위해 등정할 높이는 해발 13억이 되는 것이다.




지출을 통제하고 투자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


그럼 나도 60살까지 일해야 할까? 

한 달에 167만 원을 저축하면 5년 후에 1억이 된다. 이 경우 1억이란 돈은 5년이라는 시간과 같다. 내 경우에는 해발고도인 13억을 모으려면 65년(5년*13)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30대인 내가 정상까지 가는데 65년이 걸린다면 정년퇴직 후에도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한다. 

나는 40대에 은퇴해서 주부가 되는 것이 꿈인데, 이렇게 되면 작전 실패다. 등반 시간을 줄일 수 없을까? 


방법은 두 가지다. 지출을 줄이거나, 투자를 하면 된다.


먼저 우리가 지출을 줄이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보자.

우리 가족이 1년에 3천만 원을 쓴다고 하면 23년 생존에 필요한 6.9억을 모아야 한다. 그럼 저축으로 34년(5년*6.9)이 걸린다. 1년에 약 3천만 원을 아끼면 무려 31년(65년 - 34년)이 줄어든다.


다음으로 내가 만약에 연복리 9% 정도 나오는 자산배분 전략으로 투자를 했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매년 2000만 원(매월 167만 원)을 연복리 9%인 자산배분 전략으로 투자한다면 21년 뒤에 13억을 모으게 된다. 무려 44년을 앞당겼다.

('낙원 계산기' 사이트(https://keep-ones.me/#/paradise-calculator)에서 계산해보면 쉽다.)


같은 수익률인 9%에 1억을 자본금으로 하고 매년 2000만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면 17년 후에는 12.7억이 된다. 경이롭게도 48년이나 단축했다. 나는 투자를 통해 40대에 23년을 확보함으로써 시간이라는 부유함을 가지게 된 것이다!


자유의 산 해발고도를 계산하며 나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1. 정상 높이를 측정하려면 연 지출 수준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부를 작성할 수밖에 없다.


2. 연 지출을 줄이면 등반시간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지출을 통제해야 한다.


3. 저축만 한다면 평생 산을 오르다가 죽는다. 투자를 해야 등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우리는 목표를 측정해야 하므로 가계부를 써야 한다. 그리고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고 투자를 해야 한다. 나는 이제 수많은 재테크 서적에서 가계부, 절약, 투자 등의 기법을 말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재테크의 근본은 '정상에 도달하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당신 앞에 놓인 자유의 산은 해발 몇 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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