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담임을 맡았던 아이 A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잊지 않고 연락해 준 아이가 참 고맙습니다.
학급을 맡아 1년간 지도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살아갑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 목소리 큰 아이, 친구들이랑 잘 노는 아이,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하는 아이... 그중에 선생님의 손길이 더 필요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 못하는 아이, 친구들과 다툼이 잦은 아이,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 다른 여러 문제로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이요.
작년에 우리 반이었던 A는 늘 열심히 하고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은 의욕이 넘치지만, 때론 넘치는 의욕으로 친구들을 힘들게 할 때가 많았습니다. 장난이 너무 지나쳐 친구들을 다치게 하거나 상처 주는 말을 했습니다. 조사발표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 협동을 잘하지 못하고 혼자서 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넘치는 의욕을 인정하면서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조근조근 상담할 때도 A는 늘 눈물을 흘렸습니다. 잘 보이고 싶은 선생님께 혼이 났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A의 엄마도 걱정이 참 많았습니다.
가끔은 진짜 혼도 냈습니다. 그런 행동은 절대 안 되는 행동이라고 단호하게 알려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1년이 지나고 A는 5학년이 된 올해 가끔 연락을 해옵니다.
일 년이 지나고 연락이 오는 아이는 지난 학급 20명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입니다. 새로운 학년에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과 살아내느라 충분히 바쁜 와중에 작년 담임 선생님이 생각나기가 쉽지 않거든요.
A는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자신에 대한 애정으로 혼도 내고 다독였다는 것을 온전히알고 기억합니다. 그런 기억이 선생님께 연락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문자를 주고받으며 5월에 학교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네!!!!!!!!!
하며 대답하는 수많은 느낌표 속에 들어있을 아이의 감정을 떠올려봅니다. 아이가 미소 짓고 있지 않을까 얼굴을 떠올리며 저도 슬며시 미소 지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5월의 만남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