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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나 Dec 25. 2023

크리스마스까지만 매일매일 사랑해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하얀 날입니다. 6살 아이가 방에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하더니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합니다. 아이 몰래 들여다보니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산타할아버지 사랑해요♡♡


고이 접은 편지를 산타할아버지가 지나갈 것 같은 거실 쪽에 내려놓습니다. 그 옆에는 오시느라 힘드실까 봐 드시라고 작은 간식과 함께 혹시라도 어두워 지나쳐갈까 봐 조명까지 챙겨둡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가 올 때까지 매일매일 편지한 장씩 자꾸만 늘어납니다.


산타할아버지를 언제 봤다고 사랑하는 걸까요?

얼마나 좋길래 매일매일 편지를 쓰며 기다리는 걸까요?

사랑하는 만큼 점점 쌓여가는 편지들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아이를 위한 작은 이벤트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진짜 산타할아버지가 왔다 가셨는지 확인해 보자며 크리스마스트리 옆에 밀가루를 뿌려두었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오셨다면 밀가루에 산타할아버지 발자국이 찍힐 거라고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이가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일단 거실로 달려 나옵니다.

짜잔!

산타할아버지 발자국이 찍히고 편지와 간식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멋진 장난감 선물을 두고 가셨네요.


아이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오늘부로 사랑한다는 편지는 끝이 났습니다.

또 내년 크리스마스에 만나요.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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