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선보일 때
나는 1년 반이 조금 넘게 프랑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일하며 지내니 주변에 당연히 외국인이 많다. 프랑스인만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속한 연구실이 절반 이상이 프랑스인이 아니기에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독일, 네덜란드, 루마니아, 콜롬비아, 벨라루스, 러시아, 인도, 일본 등 아주 다양하다. 유럽이라서인지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아시아 출신보다는 프랑스 외의 유럽 각지에서 온 친구들이 많다. 그렇기에 연구실에서 포트럭 파티를 하게 되면 호스트가 가능하면 각자 자기 나라 요리를 준비하여 서로의 문화를 알 기회로 삼자고 제안하곤 한다. 그렇게 포트럭 파티에서 종종 한식을 소개하고 있다.
내가 있는 스트라스부르는 학생들이 많은 도시이다.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모이다 보니 제법 국제적인 도시라 어디를 가도 영어로 생활이 가능하다. 프랑스에서 불어 없이 살 수 있는 도시 중 하나일 것이다. 이곳에는 연구원들 간의 네트워킹을 위한 스트라스에어 (StrasAir)라는 커뮤니티가 있다. 이 커뮤니티에서 여는 행사 중 하나가 각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날이다. 내가 먼저 제안하여 한국의 날을 열게 되어 이 커뮤니티의 외국인들 30여 명에게 한식을 선보일 기회를 얻었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한글학교에서 일하게 되면서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선보일 기회를 더 얻을 수 있었다. 제안서를 보내서 쿠킹클래스를 해볼 수 있었고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한식 쿠킹 클래스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선보일 때는 한국인들이나 한식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한 요리를 할 때보다 고려할 게 많다. 우선,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경우 고기 선택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또한 한국인들에게 약간의 매운맛 정도가 많은 외국인들에게는 맛보기조차 어려운 매운맛인 경우도 있다. 또한 요리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에게 한식을 알릴 때는 이런 모든 요소들을 고려하여 그들이 즐기며 한식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이번 1부에서는 프랑스에서 살아가며 이곳의 프랑스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선보이며 자칭 비공식 한식 홍보대사가 된 나의 경험들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한식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지 엿보면서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 느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