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가게보다 팟타이는 내가 더 잘해요

프랑스, 맛없는 팟타이

by 이확위

주중에 베이스기타 레슨을 받곤 했다. 여름 바캉스 시즌동안에는 쉬느라 아직 다시 재개하진 않았지만, 곧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퇴근 후, 바로 베이스를 짊어지고 레슨을 하러 가면 저녁을 먹기 전이라 가끔 너무 나도 배고플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간단하게 프레츨은 사 먹으며 간단히 배를 채우곤 했었다. 어느 날은 선생님의 사정으로 레슨 시간이 30분 늦어지며 시간이 생겼고 배가 고팠다. 근처에 타이 음식점이 보였다. 나중에 다른 도시들을 가보니 여기저기 보였던 걸로 보아 프랑스 체인점 같았다. 우버잇츠로 배달이 계속 오고 가는 것을 보면서 맛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간단히 한 끼를 먹기로 한다. 팟타이를 시킨다. 안에 고기를 소고기, 돼지고기, 새우를 고를 수 있는데 나는 새우를 고른다. 새우가 들어간 팟타이를 좋아한다. 잔뜩 기대하고는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잠시 후 팟타이가 나온다. 일단 색이 너무 검다. 팟타이가 이렇게 어두운 색인가 싶으면서 걱정되기 시작한다. 맛을 본다. 나는 팟타이가 짠맛, 단맛, 신맛 등 다양한 맛이 한 번에 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닐 수도 있다. 태국에 가본 적은 없으니까) 짠맛만 강하다. 맛의 밸런스가 전혀 맞지않는 느낌이다. 억지로 배를 채우듯이 먹는다. 가격이 12유로 정도였으니, 외식으로 비싼 것은 아니지만 훨씬 저렴하게 내가 더 잘 만들 것 같았다.


이때의 맛없는 팟타이를 경험하고는 집에서 팟타이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사실 아직 태국을 가보질 못해서 현지의 팟타이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건 확실하다. 내가 만든 팟타이가 내가 사 먹은 12유로의 프랑스 팟타이보다는 맛있다. 그 가게가 프랑스 다른 도시를 가도 종종 보이는 편의점에 우버잇츠가 끊임없이 드나드는 것을 보면, 여기에서는 제법 인기 있는 가게 같았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처음 만들게 된 팟타이를 나는 정말 습관처럼 계속해서 해 먹었다. 왜 그랬냐는 당연히 맛있으니까-이다.

나의 팟타이는 간단하다. 면을 물에 불려놓고 시작한다. 쌀국수를 물에 담가두고는 다른 재료들을 준비하는데, 나는 팟타이에 고기보다 새우 넣는 것을 더 좋아한다. 가게에서 먹어도 고기에 새우가 들어간 것 아님 새우만 들어간 것을 주문하곤 한다. 우리 집 냉동실에는 거의 항상 새우가 있으므로, 냉동새우를 전자레인지로 빠르게 해동해서는 껍질을 까고 등에 칼집을 넣어 내장을 제거한다. 그 후 채소들을 준비하는데, 꼭 넣는 것이라면 양파, 숙주 정도라 하겠다. 부추나 파가 있다면 넣어주는 편이다. 그리고 계란은 꼭 있어야 한다. 재료가 준비되고 쌀국수도 충분히 물에 불려뒀다면 이제 볶아주기 시작한다. 먼저 팬에 기름을 넉넉히, 정말 넉넉히 둘러준다. 그런 후, 새우를 구워내 주고. 새우를 잠시 건져낸 후, 양파를 볶기 시작하다가 쌀국수를 넣는다. 그러고는 볶아주면서 한편에 소스를 부어준다. (간장 1, 설탕 1, 굴소스 1, 식초 또는 라임즙 1, 스리라차소스 1) 그런 후 계란을 넣어 스크램블 에그로 만들어 모두 한데 섞어주고 마지막에 숙주를 넣어 숨만 살짝 죽여주면 완성이다. 나는 고수와 라임을 곁들이고, 땅콩이 있다면 다져서 뿌려주고 없으면 생략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오리지널 태국식은 아니겠지만, 튀긴 양파를 얹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감칠맛이 더 확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내 쌀국수는 간도 좋을 뿐 아니라 다양한 맛이 입안에서 터져 나온다. 신맛, 단맛, 짠맛, 매콤함에 감칠맛까지. 거기에 아삭한 숙주와 탱탱한 새우살, 살짝 고수의 향까지 곁들여지면 정말 맛들의 잔치와 같다. 이렇게 내가 만들고 나니 짠맛 위주로 만들어진 프랑스에서 보통 체인점에서 파는 팟타이는 더더욱 사 먹지 않게 되었다. 혹시 동네에 내 맘에 드는 팟타이 가게가 없다면, 집에서 한 번 시도해 보자. 자신의 요리가 더 나아서, 앞으로 나처럼 계속해서 팟타이를 먹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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