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대표메뉴를 간단히, 바게트 플랑베

딱뜨플렁베를 바게트로!

by 이확위

내가 있는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의 알자스 지방에 속한다. 지리 같은 것은 잘 모르니 자세한 설명은 모두 패스하기로 하고, 이 지역의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딱뜨 플랑베 (Tarte flambée)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간단한 설명은 얇은 도우 위에 크림프레쉬(Crème fraîche)를 기반으로 한 소스를 바르고, 양파와 베이컨 같은 것을 얹어 구워낸 언뜻 보면 하얀 소스 피자처럼 생긴 음식이다. 크림 프레쉬는 일종의 사워크림으로 지방 함량이 높은데, 이곳에서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다. 딱뜨플렁베의 베이스가 되는 재료이다 보니, 다른 재료들과 함께 마트 한 코너를 차지하고 거의 늘 판매되고 있다.


딱뜨 플랑베는 내가 있는 도시의 여기저기, 술집들에서는 워낙 많이 팔아서 아주 흔한 메뉴이다. 얇아서 보통 한 판을 인당 하나씩 시켜 먹는데 (사실 여긴 피자도 인당 한 판이다. 미디엄 사이즈지만) 그 종류만도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양파와 라흐동 (베이컨)을 얻은 것이지, 여기에 버섯을 올린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치즈들을 얻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이 지역의 치즈인 꼬리꼬리한 냄새의 뮌스터 치즈를 올린 것이다. 꼬리꼬리한 치즈들이 먹으면 먹을수록 기억에 남아 계속 찾게 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가장 일반적으로 파는 메뉴로 맥주를 마시다 식사가 필요할 때쯤 많이들 찾아 주문하는 메뉴이다. 일단 값도 저렴한 편이고 (10유로 내외), 한 판 먹으면 배도 제법 부르고 맛도 좋다. 누군가는 피자보다 이게 더 좋다고 말해 이탈리아 친구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얼마 전 연구실 동료 생일을 축하하는 일과 후 맥주를 마시는 자리에서, 한 아이가 생일 주인공인 이탈리아인을 놀리기 위해 이런 말을 했다. "XX가 저번에 자기는 피자보다 딱뜨플렁베가 더 좋대"라고 말이다. 이탈리아 친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니 어떻게..."라고 반응하였다. 그러면서 딱뜨 플랑베와 피자는 완전히 다른 건데, 그게 더 낫다고 하는 건 제대로 된 피자를 먹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있을 수 없다는 듯 말이다.


이 동네에서는 그렇게 흔한 딱뜨 플렁베인데 파리만 가더라도, 알자스 지방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니고서야 딱뜨플렁베를 찾기는 쉽지 않아 진다. 프랑스에서 파리만 여행지로 삼는 한국인들이 많으니 한국에 딱뜨 플랑베가 잘 알려지지 않은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동네는 유럽에서 Capital of Christmas라고 불릴 정도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유명한 동네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진짜 나무로 만든 크리스마스트리가 광장에 설치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도시 곳곳이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감싸지고, 보통 한가하던 동네가 서울만큼 붐비기 시작한다. 이 동네가 가장 예뻐지고 바빠지는 시기이다. 그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파는 먹거리 중 인기 넘버 1이 이런 딱뜨 플랑베를 간단하게 만든 바게트 플렁베이다. 도우가 아닌 바게트를 반으로 잘라 그 위에 딱뜨 플랑베용 크림 프레쉬 소스와 다른 재료들을 얹어 구워내는 것이다. 나도 매년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바게트 플랑베에 맥주를 곁들여 즐기곤 한다.

이런 바게트 플랑베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딱뜨 플랑베도 마트에서 도우도 파니까 만드는 게 어렵진 않지만, 피자나 딱득플렁베나 이런 도우들은 굽는 온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집에서 그렇게 완전히 만족할 결과를 내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바게트 플랑베는 집에서도 충분히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


프랑스의 국민 빵, 바게트를 사 온다. 가로로 반으로 잘라 두 동강 낸 후, 반으로 갈라준다. 약간은 요구르트 맛과도 비슷한 프랑스식 소프트치즈인 프로마쥬 블랑 (Fromage blanc)에 동량의 크림프레쉬를 (아니면 사워크림으로 대체하자) 섞어준다. 여기 후추와 소금을 넣어 섞어주면 소스 완성이다. 양파를 잘게 썰어주고 라흐동(베이컨)을 준비한다. 반으로 가른 바게트 위에 소스를 발라준다. 그런 후, 베이컨과 양파를 얹어준다. 위에 모차렐라와 같은 치즈를 뿌려주는 건 옵션이다. 그렇게 준비된 것을 21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내어 치즈가 구워지고, 촉촉한 소스가 약간 굳은 듯하게 익혀지면 완성이다.


*내 친구들만 봤던 내가 만든 딱뜨플렁베 요리 영상이다.

https://youtu.be/lIkLNY9Sr_Q?si=EDJeE2Qey1AlP9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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