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구소스 간단하게 끓이는 법
예전에 원데이 클래스로 볼로네즈 라구소스를 배웠던 적이 있다. 다진 소고기, 다진 양파, 다진 당근, 다진 셀러리, 토마토통조림, 토마토페이스트, 허브를 넣고는 오래도록 푹 끓여주던 레시피였다. 그 레시피가 맛있어서 몇 번이고 집에서 해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라구소스를 좋아한다. 이탈리안 식당에 가서도 볼로네즈 파스타가 있으면 시켜 먹는 편이다. 그런 내가 프랑스에 오기 직전 한 두 달 매주 주말 일과처럼 찾아가던 식당이 있다. 그 식당의 파스타가 좋았다. 맛도 간이 내게 딱이었고 화려함보다는 가정식 같은 포근한 플레이팅도 좋았다. 그 식당의 라구소스 파스타를 좋아했다. 파스타는 리가토니를 이용했고 위에는 리코타 치즈를 살짝 귀엽게 얹어줬었다. 함께 먹는 맛이 좋았다.
프랑스에 와서도 파스타가 먹고 싶어 장을 봤다. 토마토 캔과 토마토페이스트를 다 사려고 보니 옆에 다 만들어진 시판 토마토소스가 더 싸더라. (한국에서도 파스타용 토마토소스가 세일을 꽤나 자주 하지 않는가.) 그래서 이미 만들어진 소스니 맛은 있을 것이고, 여기에 고기와 다른 재료만 넣으면라고 소스를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기본 토마토소스와 소고기다짐육을 사서 집에 돌아온다. 셀러리가 소량 포장되어 파는 걸 발견하여 냉큼 가져온다. 평소에는 셀러리가 한 단으로 팔아서 생략하곤 했다. (하지만 셀러리까지 들어가야 당연 더 맛있다! 하지만 당근과 양파가 필수라면 셀러리는 필수까지는 아니니 생략해도 맛은 좋다.)
먼저 소고기 다짐육을 살짝 둘러준 올리브오일에 볶아준다. 여기에 다진 양파와 당근까지 모두 넣어준다. 잠시 볶아주고는 여기에 토마토소스를 붓는다. 통에 묻은 것까지 물을 담아 흔들어 모두 씻겨내어 부어준다. 1시간~2시간 가까이 푹 끓여줄 것이라 물을 부어줘야 한다. 처음부터 물을 과하게 많이 부을 필요 없이 소스 한 통을 부었다면 그 병만큼 물을 부어주자. 끓기 시작하면 중 약불로 뭉근하게 끓여준다. 한 시간이 지난 후쯤 한번 저어주며 확인해 본다. 라구소스는 당근이 아주 부드럽게 다 익어야 한다. 씹히는 식감이 강하게 나는 소스가 아니다. 모든 게 부드러워야 한다. 한 번 맛을 보고는 더 끓여줘야 한다. 너무 졸여지고 있다 생각되면 이때 물을 추가해서 더 끓여주면 된다. (나는 보통 한 시간 반 정도는 끓여주는 것 같다.) 소스는 한 번 끓이면 당연히 한 솥이다. 보관해 두고 일주일 내내 먹는 거다. 보통 나는 파스타를 몇 번 해 먹고 남은 소스로 라자냐를 만드는 편이다. (라자냐도 다음에 다뤄보기로 하자.)
소스가 거의 완성될 때쯤, 파스타를 삶아야 한다. 파스타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실 소스보다 면 삶기 같다. 파스타를 잘 모르던 시절에는 면수에 소금을 한국 나물 데칠 때 넣는 소금 정도로 그냥 툭툭했었다. 왜 면수에 소금을 넣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했던 것이다. 파스타는 먼저 삶아낸 후 마지막 소스에 살짝 섞어주며 완성하는 요리다. 소스와 만나는 시간은 굉장히 짧다. 마지막에 소스를 이용해 간을 하려 해서는 면에 간이 충분히 가해지지 않는다. 삶을 때 소금과 만나야 한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배운 물, 파스타, 소금의 비율은 다음과 같다. 아주 간단하다. 1000, 100, 10이다. 1000 cc (1 L)의 물에 100g의 파스타, 그리고 10g의 소금이다. 그렇게 끓는 물에 파스타를 삶아주는 데, 삶는 시간은 사온 파스타의 패키지를 잘 보자. 모든 파스타마다 최적의 시간을 적어두었으니 말이다. 나는 그 시간보다 2분 정도 일찍 파스타를 건져낸다. 그런 후, 소스에 담아 2분가량을 마지막으로 익혀서 파스타를 완성해 낸다.
좋아하던 식당을 따라 하려 던 저녁이었으니 마트에서 사다둔 리가토니를 삶는다. 파스타를 삶으면서 옆에 팬 위에 끓여 둔 라구소스를 적당량 부어준다. 소스는 준비 완료다. 리가토니를 건져내어 파스타소스에 넣어 버무리며 섞어준다. 그런 후, 그릇에 담아낸다. 마지막은 리코타 치즈를 작은 숟가락 두 개로 이용하여 떠내어 얹어주고 신선한 파슬리를 곱게 다져 뿌려내 준다. 마지막에는 올리브 오일을 한 바퀴 둘러내 주고, 후추를 살짝 뿌려주며 볼로네즈 라구소스 리가토니 한 접시를 완성한다.
식탁 위에 차려두고 보니, 한국에서 가던 식당이 생각난다. 내가 했지만 만족스럽다.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준다. "네가 한 거야?" 언니에게도 보낸다. "넌 정말 잘 차려먹는구나."
가고 싶은 식당이 멀어서 못 간다 해도 괜찮다. 내겐 내가 만드는 집밥이 있다.
*다양한 파스타면을 이용해서 라구소스를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