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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Mar 11. 2024

다시 시작하는 쿠킹 클래스! 이번엔 김밥이다.

2023년 9월, 김밥&떡볶이 아뜰리에

3월에 시험 삼아했던 떡볶이 쿠킹 클래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바캉스 기간 전인 4,5월에 두 번에 걸쳐 추가의 쿠킹클래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바캉스 때는 다들 휴가를 떠나니, 한글학교도 방학하여 나도 휴가를 다니고 평소처럼 연구실에 출근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8월 초에 한글학교 교장선생님에게 연락이 오더라. 현재 ARES (Association des Residents de l'Esplanade a Strasbourg, 스트라스부르 에스플라나드 지역협회), 그리고 다른 기관 하나도 함께 파트너십을 맺어 장소를 빌려 한식 정규 쿠킹클래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이다. 혹시 내게 담당해 줄 수 있냐며 의견을 묻고자 연락했다고 하셨다. 어차피 한 달에 한 번이니 크게 부담도 없고, 지난 세 번의 쿠킹 클래스가 워낙 즐거웠기에 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정해지면 알려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정규 쿠킹클래스에 대해서 듣고는 바로 신이 나서 매달 요리할 것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다만 내 계약이 2024년 3 월까 지기에, 9월부터 6월까지의 정규과정을 모두 마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문의하니, 이후에 이어서 할 사람을 구하면 되니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면 된다고 하셨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샘솟았다.

- 한국 생일상: 불고기, 미역국, 간단한 전

- 잔치국수/비빔국수, 한국의 국수요리

- 한국 치킨!: 양념, 간장소스 기본 후라이드

- 리얼 코리안 바비큐: 돼지갈비 양념, 삼겹살, 김치 굽기, 파절이 만들기, 쌈무절임, 쌈장도 만들기

- 대표메뉴: 비빔밥, 불고기

- 한국식 중국 요리: 짜장면/탕수육

- 모둠전: 표고 전, 동그랑땡 전, 호박전, 생선 전

- 한국 분식: 떡볶이, 김말이, 떡꼬치, 마약꼬마김밥

- 김밥: 참치, 치즈, 김치, 불고기김밥


이렇게 아이디어를 핸드폰에 정리를 마치고, 일단 다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8월 마지막 주가 되었는데, 연락이 안 오더라. 안 하는 건가 하는 마음에 그냥 기다리기보다 먼저 연락해보자 싶어 문의차 연락을 해보았다. 안 그래도 연락을 하려 했다며 마침 쿠킹클래스가 확정이 되었다고 했다. 시간이 될 때, 쿠킹클래스 진행할 장소에 한 번 같이 가보자고 제안해 주셨다. 기뻤다. 확정되었다. 이제 매달 한 번씩 꾸준히 한식 쿠킹클래스를 통해 프랑스인들에게 한식을 전파할 수 있게 되었다. 주중에 한글학교 교장선생님과 약속을 잡고 퇴근 후, 클래스를 할 수 있다는 곳을 찾아갔다. 주방 설비가 다 되어 있고, 큰 테이블이 두 개가 있었다. 인덕션이 설치되어 있지만, 요리를 하면 사람들을 등지고 있게 될 것 같아서, 조리테이블 위에 버너를 두고 요리를 하며 시연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공간에 있는 주방 도구들을 모두 살펴보며, 교장선생님과 최종적으로 9월 시작 메뉴에 대해 논의했다. 클래스 날짜가 추석 즈음이라서,  명절요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와서, 갈비찜에 잡채를 하기로 결정했다.

전에 포스터를 만들어주던 사람이 이제 못하게 되었다면서, 한글학교 다른 선생님들(미술 전공 중)에게 부탁하려 한다는 말에, 그분들 일도 아닌데 떠넘기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내가 그냥 만들겠다고 했다. 장을 봐서 갈비찜과 잡채를 만들고 홍보용 사진을 찍은 후, ppt를 이용하여 홍보 포스터를 만들었다. 처음에 가격에 대해 정할 때, 파리 같은 곳에 쿠킹클래스가 70유로 하더라-라는 말에 교장선생님이 50유로로 하자고 했다. 너무 비쌀 것 같다 생각되었지만, 나는 최종 결정자가 아니니 그 의견에 따랐다. 그런데 역시나 너무 비쌌던 건지, 홍보가 시작되었지만 신청자는 제로였다. 그 후, 가격을 계속 다운시켰음에도 일주일 전쯤까지 신청자가 없더라. 처음엔 가격도 문제였지만, 메뉴 자체가 사람들에게 생소한 게 아닐까 싶었다. 한참을 고민하며, 이번 쿠킹 클래스를 취소할까도 생각했지만 시작부터 취소하는 건 너무 좋지 않았다. 어떻게든 하고 싶은 마음에 교장선생님에게 메뉴 변경을 제안했다. 지난번에 떡볶이를 했었으니, 레시피는 이미 정리되어 있고- 거기에 김밥을 추가하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또한 가격이 비싸면 안 오는 것 같으니, 전과 비슷한 가격대로 진행하자고 했다. 어차피 우린 전문가도 아니고, 사람들이 시연을 보고 음식을 싸가지만 직접 요리에 참여하는 것은 제한적이니, 비싸게 받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 생각되었다. 그렇게 메뉴를 변경하기로 하고, 클래스 일주일 전 급하기 홍보를 다시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3명 신청자가 있었다. 적었지만,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조금 아쉬웠다. 김밥 클래스를 위해서도 이런저런 준비를 충분히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며, 마지막까지 장도 보고 준비한다. 세명이지만 대충 할 생각은 없었다. 다양한 김밥을 맛보게 하고 싶어서, 기본김밥 (단무지, 계란, 당근, 오이)에 참치김밥용 재료(참치, 마요네즈), 김치김밥 (배추김치), 치즈김밥 (체다치즈), 유부김밥 (유부)까지 모두 준비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한 재료들을 모두 가방에 챙겨 넣고 출근길에 들고 간다. 묵직하다. 퇴근 후에 바로 클래스 장소로 가야 한다. 평소처럼 연구실에서 일을 하고, 조금 일찍 마친 후 길을 나선다. 아뜰리에 장소에 도착하여, 사람들이 오기 전에, 미리 밥을 안친다. 시간 맞춰 사람들이 도착한다. 오늘은 총 세명으로, 쿠킹클래스를 위해 파트너십을 맺은 기관 사람 두 명과 러시아 출신의 대학생이었다.

미리 준비해 둔 레시피 노트들을 나눠준다. 그런 후, 김밥에 대해 가벼운 설명을 한다. 쿠킹 클래스는 한글학교 교장선생님이 통역을 도와주신다. 내가 불어를 잘한다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밥이 잘 되었고, 재료들을 하나하나 준비하기 시작한다. 단무지를 썰고, 당근을 채 썰게 사람들에게 시킨다. 내가 써는 것보다 두껍게 되어 만족스럽지 않지만 그냥 넘어간다. 이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말이다. 기본 재료들이 모두 준비된 후에는 이제 김밥 싸는 법을 보여줘야 한다. 프랑스인들은 김밥 싸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조금 어려워할 것 같아 걱정이라 천천히 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후, 김밥 맛을 보게 한다.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다양한 토핑 재료들을 준비하여, 하나씩 싸본다. 참치김밥을 싸고 맛을 보게 한다. 기본보다 훨씬 맛있다고 한다. 김치김밥도 준비하고, 치즈김밥도  준비하고 하나씩 싸가면서 맛을 보게 한다. 그런 후, 뭐가 제일 맛있냐고 물어본다. 참치가 1등, 치즈가 2등이었다. 그런 다음, 이제 직접 싸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김말이 위에, 먼저 김을 올리고- (김을 올려두는 방향도 하나하나 설명해줘야 했다.) 밥을 올리고 밥 양이 정확한지 봐준 후, 밥을 펴 바른다. 그런 후, 자기가 먹어보고 맘에 들었던 조합으로 재료들을 넣고 김밥을 만다. 모두 맨 처음에는 내가 도와줘야 했다. 직접 옆에서 바로 알려주니, 하나를 싸 본 후에는 다들 곧잘 혼자 해내더라. 김밥 싸는 게 재밌는지 있는 재료를 몽땅 소진할 때까지 다들 주야장천 김밥을 싸더라. 인당 4줄씩은 싼 것 같다.

김밥을 말면서 떡볶이도 알려주었다. 물에 떡볶이 양념을 풀어주고, 떡과 어묵을 넣고 끓여내 준다. 떡볶이 아뜰리에가 아니라 사리 같은 것은 굳이 준비하지 않고 기본 떡볶이로 준비했다. 그런 후, 준비된 김밥과 떡볶이를 함께 먹으며, 소스에 찍어먹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굳이 함께 먹는 벗어야 하나 싶은지 결국 따로 먹더라. 그렇게 떡볶이도 김밥도 많이 먹고, 남은 것들은 집에 모두 포장해 가면서, 이 날의 클래스를 마무리했다. 언제나처럼 사람들이 남아서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더라. 이렇게 도움을 받을 때마다 맘이 편치 않다. 그래도 도움 없으면 내가 너무 힘드니까, 불편한 마음을 참고 도움을 받는다.

원래하고 싶던 메뉴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충분히 즐긴 김밥 클래스였다. 무엇보다 사람이 3명뿐이라, 프라이빗 클래스 같다며 참석자들이 좋아했다. 그들이 좋다면 좋은 거다. 내 욕심에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할 수 있는 데로 준비를 해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떡볶이와 김밥의 조합은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김밥 싸기를 충분히 배웠고-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다양한 김밥을 맛도 모두 경험했으니 그걸로 이 날의 클래스는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러니 이번에도 성공이다!




떡볶이

-기본재료: 떡볶이떡, 어묵, (옵션: 삶은 계란, 양배추, 치즈, 라면)

-양념: 고춧가루 3T, 고추장 1T, 설탕 2T, 간장 1T, 카레가루 1T,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팬에 물을 붓고 끓인다.

2. 양념 재료를 모두 섞은 후, 끓는 물에 풀어준다.

3. 떡을 넣는다.

4. 중 약불로 10분가량 끓인 후 어묵을 넣는다. (양배추를 넣는다면 이때 함께 넣는다.)

5. 떡볶이 양념이 걸쭉해지고 떡에 소스가 진득하게 묻기 시작하면 껍질 깐 삶은 계란을 넣어 소스에 버무려 준다.

* 떡볶이를 만들고 5단계에 크림을 넣어 섞어주면 로제 떡볶이가 된다.

* 라면 사리를 넣어 라볶이를 만들어보자.

* 취향에 따라 마지막에 치즈를 뿌리면 치즈떡볶이가 된다.

* 떡볶이 양념은 좋은 볶음밥 재료이다. 다 먹은 후, 밥을 넣고 볶아주며 수분을 마저 날려주자. 김가루와 참기름을 첨가한다면 더욱 맛있는 볶음밥이 완성된다.


김밥

-기본재료: 흰쌀밥, 김, 단무지, 계란, 당근, 오이 (또는 시금치), 참기름, 소금, 깨

-그 밖의 재료: 참치와 마요네즈, 햄, 체다치즈, 김치, 볶음 소고기 (간장:설탕=3:2로 양념)

만드는 법

1. 밥을 한다. 잘 익은 쌀밥에 소금, 참기름, 참깨를 넣어 잘 섞어준다. (간은 취향 따라)

2. 단무지를 적당한 크기로, 김 길이만큼 길게 자른다. (1cm x 1cm x 20 cm정도)

3. 당근을 채 썰어 준비하고 기름 둘러준 팬에 볶아주며 소금 간을 한다.

4. 계란을 지단으로 만들어 잘게 잘라줘도 좋고, 계란말이로 준비하여 두껍게 잘라줘도 좋다. 취향껏 계란을 준비한다.

5. 오이는 채 썰어 준비하거나, 단무지와 같은 길이로 두툼하게 준비하여 소금을 뿌려서 수분을 제거해 주면 된다.

*참치김밥: 참치캔의 기름/물을 빼고, 마요네즈를 버무리고 후추를 조금 뿌려 준비한다.

*김치김밥: 잘 익은 배추김치의 배추 부분만 꺼내어 (양념은 털어내고) 적당하게 잘라준다.

*소고기김밥: 간 소고기에 간장, 설탕으로 간을 해준 후, 팬에 볶아 준비한다.

6. 김밥말이 위에 김을 한 장 올린다. (부드러운 면이 바닥으로 가게 놓아준다.)

7. 김 위에 주먹만 한 크기의 양념된 밥을 올리고, 밥을  얇게 펴서 김의 2/3만큼 채워준다.

8. 준비한 속 재료들을 잘 얹어준다.

9. 김밥을 잘 말아준다. (마지막 끄트머리에 밥알을 으깨듯 눌러서 풀처럼 만들어주고나, 물을 발라준다.


*다양한 김밥이 있으니 원하는 재료를 준비하여 나만의 김밥을 만들어보자.

비건김밥 (단백질로 유부를 사용할 수 있다.), 샐러드김밥 (양배추를 채 썰어 마요네즈에 버무려 준비해 준다.), 고추김밥 (매콤한 고추를 잘라 넣는다.), 돈가스김밥 (돈가스를 튀겨 잘라서 넣는다.), 새우김밥 (새우튀김을 넣는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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