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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Mar 14. 2024

프랑스인들에게 다양한 김치 요리 보여주기

2023년 11월, 김치요리 아뜰리에

치킨 아뜰리에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음 달 쿠킹 클래스는 뭘로 할까 고민이 많았다. 아이디어는 많았다. 그중에서 뭘 먼저 할지가 고민이었다. 김치 담그기에 대해 문의가 있었다는데, 배추를 절일 생각만으로 너무 힘겨울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김치요리들이다. 한국에는 다양한 김치요리가 있지 않은가. 아무래도 외국인들은 김치의 활용법을 잘 모르니, 김치를 담그거나 사더라도 그냥 생김치로만 먹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았다. 김치 요리로 뭐가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이것저것 정말 많았다.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전, 김치비빔국수, 김치말이국수, 김칫국, 김치제육볶음, 김치김밥, 김치칼국수, 김치수제비 등등. 사실 김치만 넣으면 뭐든 김치요리가 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메뉴를 골랐다. 바로 김치전, 김치비빔국수, 김치볶음밥, 김치찌개이다. 앙트레로 이곳 한식당들에서 전을 많이 판다. 사람들이 손님 접대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요리로, 김치전을 선택했다. 그런 후, 국수 하나 (김치비빔국수), 밥 요리 하나 (김치볶음밥)이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메인으로 김치찌개인 거다.

내가 전에 만들었을 때 찍어뒀던 사진들을 이용하여 홍보 포스터를 만들었다. 매번 아뜰리에마다 욕심을 내고 있기는 한데, 이번에도 조금 욕심이 나는 메뉴들이기에 사람들이 많이 신청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포스터로 첫 홍보를 하고 며칠 뒤에는 SNS에 찍어뒀던 요리 동영상 등을 통해 추가로 다시 한번 홍보를 했다. 음식 영상을 보고 사람들이 먹고 싶다고 느끼고 배우러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신청자는 최종적으로 대략 8명 정도였다. 나쁘지 않은 인원이다. 열명을 넘기지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말이다. 김치 쿠킹 클래스를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할 일은 김치를 담그는 것이었다. 금요일에 쿠킹 클래스를 하니, 늦어도 월요일에는 김치를 담가야 실온에 3일 정도 두어 김치가 요리하기에 딱 알맞게 다 익을 수 있었다. 그래서 주말에 시간을 내어 배추김치를 담갔다. 많은 양이 필요치는 않았다. 배추 2 포기 정도면 충분했다. 김치를 미리 잘라서 절이고 맛김치 형태로 김치를 담갔다. 한국에서는 안 하던 김치 담그기를 프랑스에 와서 종종 하고 있다. 이곳에서 김치 반포기 한 봉지가 6유로 정도이기에, 배추 하나가 3유로이니 직접 담그는 게 훨씬 저렴하다. 다만 부재료들도 사야 하니 한 번만 담그기엔 돈이 낭비일 수 있다. 하지만 재료를 사두고 계속 담가먹는다면 직접 담그는 김치가 경제적이다. 그렇게 김치가 준비되고 이제는 시간이다. 김치가 잘 익기를 기다리면 된다.


언제나처럼 레시피를 준비한다. 한글로 작성하고, 불어를 못하니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불어로 옮겨 적는다.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정확하게 하기 위해 불어하는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확인받기도 했는데, 매번 부탁하는 게 미안하여 번역기로만 하고 쿠킹 클래스에서 참가자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며 양해를 구한다. 다들 큰 문제없이 번역기로 돌려진 레시피를 잘 보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할 것 같다. 레시피는 준비됐고, 미리 장 봐야 할 것들을 리스트업을 한다. 그런 후, 쿠킹 클래스 장을 본다. 이번에도 짐이 묵직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차가 없으니 무거워도 들고 혼자힘으로 클래스 장소까지 가야 한다.


퇴근 후, 짐을 짊어지고 쿠킹 클래스 장소로 간다. 이날 밥도 함께 먹어야 하니, 사람들이 오기 전에 미리 밥을 한다. 그런 후, 사람들이 하나하나 오면서 인사를 나누고 레시피를 나눠준다. 이번에는 순차적으로 요리를 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이거 하다가 저것도 하고 이런 식으로 했었는데, 사람들이 조금 어려워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순서대로 만들어 하나씩 맛을 보고 다음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제일 먼저 할 것은 김치전이었다. 워낙 쉬운 거라 금방이었다. 김치를 자르고, 부침가루와 물을 이용해 반죽을 만들어 잘 섞어준다. 넉넉히 기름을 둘러준 팬에 김치전을 바삭하게 익혀낸다. 역시나 사람들이 잘 먹는다. 첫 번째 요리는 성공이다. 이제 두 번째 요리는 바로 비빔국수이다. 김치를 잘게 자르고, 비빔양념장을 만들어 잘 섞어준다. 소면을 삶아 물에 헹구고 물기를 빼서 준비하고는 양념장을 얹어준다. 미리 준비해 온 계란도 얹어 마무리한다. 비주얼도 예쁘고 맛도 좋은 김치비빔국수 완성이다. 그다음으로는 김치볶음밥이다. 미리 팬에 계란프라이도 준비해 둔다. 그런 후, 그 팬에 김치를 볶고 밥을 넣어 함께 볶아준다. 내 김치볶음밥의 조금 다른 점이라면, 고추장을 살짝 넣어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하면 더 진한 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김치볶음밥을 완성하고 계란 프라이를 얹고, 파송송 썰어 뿌려주고 깨까지 뿌려주니 예쁜 김치볶음밥이 완성되었다. 이날은 모든 요리들이 맛도 좋고 비주얼도 좋은 느낌이다. 사람들이 요리 하나가 완성될 때마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었다. 뿌듯했다. 이제 마지막은 바로 김치찌개이다. 고기는 삼겹살을 준비했다. 고기가 아주 넉넉하게 있고, 마지막 요리라서 남은 김치를 몽땅 넣고 국물까지 모두 넣는다. 고기도 듬뿍 넣어서 찌개를 끓여주고, 마지막쯤 두부를 가지런히 정렬시키고 파를 얹어내어 완성한다. 김치찌개까지 먹기 좋은 모습이다. 통역을 도와주는 한국인인 한글학교 교장선생님이 맛을 보더니 너무 맛있다고 했다. 프랑스인들도 잘 먹지만, 한국인의 반응이 진짜이기에 이번 요리가 성공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리 시간도 아주 적절하게 클래스 마감시간까지 잘 맞춰고, 다들 맛있게 모든 요리를 다 보았다. 남은 재료로는 또 다른 요리로 (소면이 남아서) 간장비빔국수를 만들어주며 레시피는 입으로만 설명을 해줬다. 간단한데 맛있어서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남은 오이로는 오이무침까지 해서 맛보게 하였다. 내가 요리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하고 있는 쿠킹 클래스가 다른 곳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상대적으로) 제공하는 곳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조금은 내가 진행하고 있는 이 쿠킹 클래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즐겁게 가르칠 수 있고, 배우는 사람들도 최대한 다양한 것을 배워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프랑스라고 해서 변형된 한식, 현지화된 한식이 아니라 한국에서 먹는 그대로의 한식을 보여주는 것이 나의 또 다른 목표이다. 재료들은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들로 하지만 절대 한국에서 넣지 않는 재료를 넣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곳에서 한식당을 가보면 한식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과는 다른 요리들이 제법 있어 실망한 적이 많았다. 내 클래스를 듣는 사람들에게 진짜 한국의 맛을 보여주고 그들이 이러한 한식의 매력을 갖게 하는 것이 내가 이 클래스를 하는 이유이다. 지금까지는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



김치전

-기본 재료: 김치, 부침가루, 물, 기름

(부침가루: 밀가루 120g, 전분 20g, 소금 3g, 양파가루 3g, 마늘가루 3g, 후추 약간, 베이킹파우더 2g)

-만드는 법

1. 김치를 잘게 자른다.

2. 김치, 김치국물, 물, 부침가루를 넣어 잘 섞어준다. (김치:부침가루:물=2:1:1 정도의 비율, 김치국물을 넣는다면 물의 양을 줄인다.)

3.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주고 반죽을 얹어 바삭하게 구워내 준다. (원한다면 매콤한 고추를 잘라 넣어도 되고 또는 다진 고기를 넣어줘도 좋다.)


김치 비빔국수

-기본재료: 소면, 오이(옵션), 삶은 계란(옵션)

-양념: 잘게 썬 김치 2, 고추장 2, 간장 2, 설탕 2, 물엿 또는 꿀 2, 식초 1, 다진 마늘 1, 참기름 1, 깨 1

-만드는 법

1. 오이를 잘게 채 썰어 준비하고 계란도 삶아 준비한다.

2. 김치를 잘게 자른다.

3. 김치와 소스 양념들을 모두 잘 섞어준다.

4. 소면을 삶은 후, 찬물에 잘 헹궈주고 물기를 빼준다.

5. 면을 소스와 잘 비벼준다.

6. 오이와 계란을 얹어주면 완성이다.


김치볶음밥

-기본 재료: 김치, 찬밥 (찬밥이 좋다), 기름, 고추장, (그 밖에 옵션 재료- 고기, 베이컨, 계란, 김)

-만드는 법

1. 밥을 준비한다. 찬밥일수록 좋다.

2. 김치를 잘게 잘라 준비한다.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김치를 볶아준다. (고기 또는 베이컨을 넣는다면 이 단계에서 함께 볶아준다.)

4. 밥을 넣어 함께 볶아준다. 충분한 기름을 넣어 밥이 모두 기름에 코팅되는 게 고슬고슬한 볶음밥을 만드는 좋은 팁이다.

5. 고추장을 약간 넣어 함께 볶아주면 맛이 더 좋다.

6. 그릇에 밥을 얹고, 계란프라이와 김가루를 얹어내 준다.


김치찌개

-기본재료: 김치, 돼지고기 (또는 참치캔), 파, 간장 또는 국간장, 두부 (옵션)

-만드는 법

1. 잘라둔 돼지고기를 볶아내 준다. 저온에서 볶아주며 기름을 뽑아내준다.

2. 김치를 넣어 함께 볶아준다. (이렇게 불에 먼저 볶아내면 요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3. 간장 한 스푼을 넣어 계속 볶아준다. (감칠맛이 더 올라온다.)

4. 물을 부어주고 15분가량 끓여준다. (배추가 무를 때까지)

6. 두부를 잘라서 얹어주고 2분 정도 더 끓여준다.

7. 썰어둔 파를 얹어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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