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한국에 돌아와 당일 전문의 진료를 받다

by 이확위

한국에 돌아왔다. 병원을 가야 했는데, 여러 가지 일로 바빠 병원을 가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토요일 오전 시간이 있기에 네이버지도에서 근처 내과를 검색하고는 바로 찾아간다. 프랑스에서 내과 전문의를 만나려 했다면 아마 또 한 달을 기다려야 했을 테지만, 한국이니 그냥 바로 찾아갈 수 있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병원은 붐볐다. 하지만 30분 정도 기다리니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피검사가 필요하다며 다음 주 월요일 공복에 다시 찾아와 채혈을 하라고 의사가 안내했다. 피검사를 위해 다른 laboratory를 가지 않아도 된다니 얼마나 좋은가 싶었다.


내과 진료가 끝난 후, 근처에 예전에 다녔던 정신과가 있기에 예약 없이 찾아갔다. 보통 예약을 받아 진료를 한다지만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환자가 별로 없어 바로 진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역시 프랑스에서는 한 달을 기다려야 했던 정신과 진료를 당일에 받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3차 병원이 아니고서야 쉽다. 어떤 전문의를 찾아가야 하는지는 사실 의사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AI도 발전하고 검색이 수월한 시대이니 어느 정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맞는 진료과를 찾아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인다.


프랑스에서 지내면서 프랑스의 예약이 필수인 점과 각종 분업 시스템들로 불편함을 느끼긴 하였으나, 약간의 불편함을 제외한다면 뭐든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점에서는 바른 시스템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한국이 낫고 프랑스가 못하다라거나 그런 말을 하며 마무리 짓고 싶지 않다. 프랑스 시스템에서의 장점도 있었다. 예를 들어 렌즈 처방을 위해 안과를 세 번 갔던 것이 결국은 내 눈에 맞는 렌즈를 찾을 수 있었기에 올바른 시스템이라 생각했었다.


다만 프랑스에서는 병원 예약의 어려움 때문인지 한국보다 사람들이 병원을 덜 가는 인상이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인대를 다치면 정형외과를 가는데, 프랑스에서 친구 두 명이 다리를 삐었는데, 둘 다 정형외과나 의사를 만나러 갈 생각을 하지 않더라. 진료가 어려우니 어느 정도는 스스로 참으면서 자가치유를 하더라. 그런 면에서 전문의 진료가 수월한 한국은 조금 더 초기에 병을 발견하고 치료하기에 적절한 나라가 아닐까 생각된다. 프랑스도 프랑스 나름의 장점은 있지만, 나는 아무래도 한국의 시스템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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