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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Jul 21. 2024

난 조용한게 좋더라

혼자 있는 집의 조용함이 좋다. 얼마 전 지인을 만났다. 자기는 혼자 집에 있을 때의 그 적막함이 싫다고 하더라. 그래서 언제나 유튜브나 텔레비전이나 무언가를 틀어 둔다고 했다. 나는 내가 보거나 듣는게 목적이 아니라면 틀어두는 일이 없다. 그저 집을 원래의 조용한 상태로 놔둔다. 집 주변에서 들려오는 약간의 생활 소음만 제외하고 말이다. 내가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콘서트나 음악 페스티벌을 좋아한다. 시장이나 마트의 생기 있는 시끌벅적함도 좋아한다. 그런 장소에서 그런 시끄러움들은 괜찮다. 그게 그 곳의 소리이고 그곳의 매력이니까. 다만 집만은 조용한 게 좋다. 혼자만의 공간인 집에서는 내 생각에만 빠져들 수 있는 고요함이 있는 게 좋다.


친 언니와 가까워서 종종 언니네 집을 찾아가곤 한다. 삼남매의 엄마인 언니네를 찾아가면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조카들과 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조카들을 위해 밥도 차려주고, 언니와 대화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돌아온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정적이 좋다. 다른 생각없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느낌이 좋다. 고요한 집이 좋다. 시끄러움이 필요하면 밖에 나가면 된다. 쉽다. 내 주변의 데시벨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이런 삶이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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