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먹을지는 내게 항상 중요한 일이다. 그러니 위와 같이 "아무거나" 먹는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을 때는 간혹 있지만 말이다.) 종종 엄마가 내 어릴 때에 대해 얘기해주곤 하시는데, 나는 매일 밤 자기 전에 엄마에게 "내일 아침 메뉴는 뭐예요?"라고 묻곤해서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셨다고 했다. 그러더니 자라서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음식도 잘 안다며 신기하다고 하시곤 한다. 그렇게 어릴적부터 음식을 먹는 것, 요리하는 것에서 나아가 요리에 대해 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마트 구경을 취미로 다니는 등 나는 음식에 관한 것들을 한결 같이 좋아했다.
음식을 먹으면서도 나는 항상 먹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이건 어떻게 만들었을까'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이건 이렇게 하면 더 나을 것 같은데', 만들어진 요리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하고 그걸 주변인들과 나누곤 한다. 내가 경험한 음식을 함께 나누기를 좋아하는 거다. 그렇게 음식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기에 호불호가 제법 확실한 편이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을 좋아하고 무엇이 별로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번 책에서는 각종 식재료와, 음식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죽 적어내려 갔다. 그 음식에 대한 나의 호불호를 표현하기도 하고, 그 재료로 만든 요리에 대한 이야기들이나 나의 경험과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채워나갔다. 진지한 문체로 적혀있진 않을지라도 음식에 대한 나의 진지함, 진심은 전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