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잛은 단중편 소설을 하나 썼지만, 공개하지 않았다. 그대로 지워졌다. 없는 셈 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이후 우정에 대한 [윰전동 메뚜기]를 썼고, 이후 단편모음집 [홀로의 시간들]을 쓰고 있다. 이미 써둔 짧은 글만 거의 30개라서 브런치에 다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랬다가는 내 글을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내 글만 폭탄처럼 투하될 터이니,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올릴 수는 없어 올리지 않고 있다.
짧은 단편을 쓰는 것이 지루해져, 문득 첫 소설(?)의 컨셉을 조금 수정하여 새로운 글을 쓰고 있다. 이번에도 "홀로"와 "이방인"이 나오지만, 첫 번째 글에서의 이방인과는 다른 존재이다. 이번에 이방인은 나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나의 조력자이다. 내가 만들어 기억의 사막이라는 공간에서 나의 과거를 마주하고 후회의 순간들을 바로잡는 경험을 하게 도와주는 존재로 나타난다.
이제 겨우 두번째 에피소드까지 마쳤을 뿐이다. 아직 써야할 게 한참 남았다. 장편을 생각하고 있기에 앞으로 한동안은 이 글에 매달려야하지 않을가 싶다. 에피소드별로 다른 주제들을 다루고 싶어서, 나의 경험, 기억들에서 고르고 골라 각색해서 써내려갈 듯 하다. 방금 전 마친 두번째 에피소드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를 위해 쓴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이들에게 얼마만큼 와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디테일은 다를지언정 누구나 친구에게 미안함 마음정도는 후회로 남아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마음에 위안을 줄 수 있는 내용이기를 바라면서 써내려갔다.
“고등학교 시절이 좋게만 기억되진 않겠군요.”
“그렇죠. 고등학교는 마지막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에, 3년간 같은 반으로 지낸 친구들이었지만 단 한 명의 친구를 제외하고는 친구로조차 남아있지 않아요. 그들과 친하기는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죠.”
“아쉬움은 없나요?”
“한 명이 그 많은 사람을 커버할만큼 넘치는 존재기 때문에 괜찮아요. 사막에는 원래 오아시스가 많지 않잖아요. 오아시스가 여기저기 있다면 더 이상 오아시스가 아니겠죠? 이 친구는 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죠. 제 삶에는 하나로도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