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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Dec 14. 2024

나도 밝고 환할 수 있어

나는 개 그림을 자주 그리는 편인데, 그럴 때면 “개가 우울해 보여”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보통 저작권프리 사이트에서 레퍼런스로 삼을 사진을 찾아서 그걸 바탕으로 그리곤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나는 매번 어딘가 우울해 보이는 개의 사진을 저장하곤 한다. 누군가 “왜 매번 우울한 개만 그려?”라고 할 때면 생각나는 나의 그림이 하나 있다.


푸른 들판에서 환하게 미소 짖는 개다. 아마도 스피츠를 그렸던 것 같은데, 원본의 사진을 찾을 수는 없지만 배경은 내 맘대로 푸른 잔디밭으로 바꿔 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푸른 들판에서 환하게 웃는 듯한 개를 보면 보이지 않는 하늘도 푸르를 것만 같다. 


이 그림을 보며 ‘나도 우울한 개만 그리는 건 아니야’라고 되네 곤 한다. 마치 보통의 나는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것만이 나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이 개가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대단한 그림이 아니지만 이 그림을 좋아한다.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그림이다. 


watercolor on paper



나의 우울한 개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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