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부터 나는 쓰는 일을 멈출 수 없었다. 내 마음은 늘 부족했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글로 풀어냈다. 말로는 도저히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감정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쉽게 흩어질 수 없는 무게를 가지고 있었고, 나는 그것들을 글자로 붙들어두려 했다. 한 글자씩 꾹꾹 눌러 적으며, 너에게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랐다. 처음엔 나 자신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겠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너를 위한 일이 되었다.
너를 생각하며 시간을 쓰는 일이 이상하게도 자연스러웠다. 마치 원래부터 그래야 했던 것처럼. 너와 만나기 전, 기다리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갈 때도 나는 그것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간들마저도 의미가 있었다. 너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너를 조금 더 알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을 준비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처럼 느껴졌으니까. 우리 둘이 함께했던 순간들은 마치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문장들처럼 차곡차곡 쌓였다. 그건 무언가를 쌓아 올린다기보다는, 스스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 가까웠다.
너를 이해하려고 마음을 쓰는 일이 나에겐 특별히 힘든 일은 아니었다. 너를 알게 되고, 너를 좋아하게 된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진 일이었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 네가 웃는 순간들, 그리고 너를 편안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을 기록하듯 기억했다.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어느새 익숙해져 있었다. 너를 위해 마음을 쓰는 일이 내게는 일종의 습관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런 노력을 부담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그것은 단순히 '해야 할 일'이라기보다는 너를 좋아하기 때문에 생겨난 당연한 행동이었다.
너를 사랑하는 일은 내게 글을 쓰는 것과 닮아 있었다. 매일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적어나가는 것처럼. 너와 보낸 하루하루는 내 안에 새로운 장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더 이상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아무리 썼어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내 마음 한편에 언제나 '더 전하고 싶다'는 욕망이 남아 있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너에게 내어놓았다고 생각했는데도, 너를 사랑하는 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떤 날은 이런 내가 과한 건 아닐까 고민하기도 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란 애초에 과할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글을 썼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음을 썼다. 너와 함께 보낸 시간들, 네가 무심히 보여준 표정들, 네가 흘린 말들까지. 그 모든 것들을 하나의 이야기가 되도록 엮는 일이 나의 하루를 채웠다. 그 이야기의 끝은 언제나 너를 향해 있었다.
너는 나의 중심이었다. 나의 사랑은 마치 끝없이 이어지는 글과 같았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시작된 문장이 어느새 길게 이어지고, 마침내 하나의 책을 이루는 것처럼. 그 이야기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쓰고, 채우고, 또다시 시작됐다. 네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더 많은 것을 적어 내려갈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어떤 이유로든 너에게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나의 마음을 너에게 닿게 하고 싶은 갈망은 끝이 없었다.
내 사랑은 그렇게 썼다. 단 한 번도 뚜렷한 결말을 떠올린 적은 없었다. 너를 위해 쓰는 일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 그저 계속될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