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질수록, 어둠은 더욱 짙게 내려앉는다. 그 어둠이 어느 정도로 무겁고 깊어질 수 있는지 체감할 때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이 더욱 선명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낮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그 빛들이, 어둠 속에서야 비로소 그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마치 그 별들은 하늘 어딘가에 늘 있었지만, 내가 볼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너무 밝은 세상 속에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도 그 별처럼 나에게 숨겨진 존재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너라는 별을 하늘 어딘가에 두었고, 그것을 의식하지 않은 채 나 자신의 어둠을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엔 그 어둠이 나를 두렵게 했고, 고독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기분에 휩싸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되었다. 내가 어두워질수록, 너라는 별이 더 빛나고 있었다는 것을.
“어둠 속에서만 빛은 진정한 가치를 발한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빛을 찬양하지만, 그 빛이 무엇을 밝혀주는지, 혹은 그 빛을 가능케 하는 어둠에 대해서는 종종 잊곤 한다. 나 역시 그랬다. 너라는 존재가 내 삶의 어느 순간부터 분명히 빛나고 있었지만, 나는 너의 빛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너무 밝은 곳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는 나에게 소중한 존재였지만, 그 소중함을 깨닫기엔 나 스스로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내 안에 작은 빛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때는 무한할 것 같았던 나의 가능성과 열정들이 점차 희미해졌고, 내 안에 남은 빛은 아주 미약한 작은 불씨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비로소 나는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었고, 그곳에 항상 존재해 왔던 너를 보았다. 네가 내 곁에 언제부터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내 어둠이 깊어질수록 너는 더욱 밝아졌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어둠 속에서 너를 바라보며 깨달았다. 너는 항상 그 자리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고, 내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나를 비추고 있었음을. 하지만 그 빛이 너무 익숙해져서, 아니 어쩌면 그 빛이 그저 나의 일상에 당연한 일부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너의 힘이자, 동시에 나의 부족함이었다.
나의 존재는 순간적인 작은 빛에 불과했을지 모르지만, 너의 빛은 오래도록 남아 내 어두운 길을 밝혀 주었다. 그때는 깨닫지 못했지만, 이제는 알 수 있다. 나는 나의 어둠 속에서 너의 존재를 통해 빛을 발견했고, 그 빛이 단순한 위로가 아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었다는 것을.
어쩌면 내 안의 어둠은 필연적인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빛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둠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나를 비추는 빛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되었다. 너는 마치 한 점의 별처럼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을 밝혀주었고, 나는 그 빛을 따라 조금씩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빛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를 밝혀주는 무엇인가를 갈망하며 살아가지만, 사실 그 빛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그리고 내 주변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바라볼 준비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나 역시 그랬다. 내 어둠 속에서 너를 보게 된 순간, 너의 빛이 나를 향해 있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나는 나의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네가 내게 준 빛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밝고 컸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리고 그 빛이야말로 내가 다시 일어나기 위해, 나아가기 위해 필요했던 모든 것이었음을 말이다.
밤이 깊어지면, 우리는 저마다의 빛을 찾는다. 그 빛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혹은 알아차리지 못했던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우리를 비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너라는 별이 그랬듯이 말이다. 너는 나의 어둠 속에서 가장 선명하게 빛나는 별이었고, 나는 그 빛을 따라 나아가고 있다.
하늘이 더 빛나기 시작한 것은 내가 어두워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너는 언제나 빛나고 있었고, 내가 그 빛을 바라볼 준비가 되지 않았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