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쉰다.
눈을 깜박거린다.
심장이 뛴다.
의식하지 않아도 몸은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마치 이 모든 것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특별한 이유나 강요 없이 그저 이루어진다. 우리 사랑도 그랬다. 처음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우리는 서로에게 익숙해졌다. 그 익숙함은 마치 호흡처럼, 심장 박동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사랑은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그것은 공기처럼, 특별히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해도 늘 내 안에 있었다. 함께 있는 것이 당연했고, 사랑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서로의 곁에 있는 것이 하나의 본능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함께 숨 쉬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치 몸의 일부처럼 익숙하게 서로에게 기대었다.
우리가 사랑을 처음 시작했을 때, 심장은 더 빨리 뛰었다. 숨이 가빠지기도 했고, 눈을 마주할 때마다 눈동자는 떨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에 편안해졌다. 마치 고요한 바람이 부는 바닷가에 앉아 있는 것처럼,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도 평화로웠다. 이제는 그 설렘이 조용히 가라앉고, 그 자리를 익숙함이 대신 채웠다.
서로를 바라보는 일도, 손을 맞잡는 일도 마치 눈을 깜박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어떤 특별한 생각 없이도 우리는 서로에게 닿았다. 익숙함은 깊어졌고, 그 속에서 사랑은 더 이상 눈에 띄지 않았다. 마치 몸의 모든 세포들이 그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아무런 말이 없어도, 아무런 계획이 없어도 우리는 늘 곁에 있었다.
그러나 그 익숙함 속에서, 가끔은 사랑이 깜박거렸다. 마치 순간적으로 눈을 감고 다시 뜨는 찰나의 순간처럼, 우리의 사랑도 문득 그 존재를 잊는 듯하다가 다시금 살아났다. 심장이 멈출 듯하다가 다시 뛰는 것처럼, 사랑은 그 속에서 조용히 박동하고 있었다. 특별히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늘 존재했다.
사랑은 의식하지 않으면, 마치 호흡처럼 그저 흘러가는 것이다. 우리는 숨을 쉴 때마다, 심장이 뛸 때마다 사랑하고 있었다. 그 사랑은 나날이 당연해졌고, 때로는 너무 익숙해져서 그 깊이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익숙함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잊지 않았다. 마치 눈을 감고 다시 뜨는 것처럼, 사랑은 잠시 사라졌다가도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우리의 사랑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