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생일선물
2년 전 생일이었다.
아들은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8살이었다.
매년 비슷한 생일파티를 하고 비슷한 케이크로 마무리한 그런 생일이었다.
그런데 그날 아들이 나에게 건넨 것은 그냥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을 사용해 집을 그리고 집 안에는 하트가 둥둥 떠다녔다. 테두리는 핑킹가위로 잘라 평범하지 않은 집이었다.
그리고 아들이 스케치북을 접어 만든 봉투를 건넸다. 봉투라기보다는 스케치북을 잘라 반으로 접고 스카치테이프로 테두리를 막아 만든 딱 초1의 귀여운 봉투랄까.
그 겉에는 '엄마 사라해요.'라고 적혀있었다.
나는 곧 '엄마 사랑해요.'를 읽어냈다.
아직 한글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였다.
그 안에는 천 원이 들어있었다.
으레 시댁 어른들이 생일 선물로 봉투에 돈을 담아 주셨던걸 생각했는지 아이는 나에게 천 원을 선물로 주었다.
나는 이 아이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그때 깨달았다.
그날 받은 천 원은 내 평생 절대 사용하지 못할 돈이구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