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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핵추남 May 11. 2024

나는 F형 회사원입니다 (23)

진짜 쉬는 것. 제주도에서

제주살이 9일 차, 진짜 쉬고 있다.


차창 밖만 봐도 힐링되는 이곳은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해가 떠도 구름이 껴도 아름다운 곳이다.

일행이 볼일이 있어 들린 숲 속에서 차문을 열고 새소리와 바람을 느끼며 앉아 있어도 평화롭기 그지없다.


첫 번째 숙소에서 활짝 핀 작약처럼 웃으시던 주인분의 얼굴,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정원이 아직도 눈에 선하고 스쳐 지나가는 귤꽃향이 코끝에 남아있다.

오랜만에 가진 자매의 여행이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건 공간이 주는 힘이었나 보다.


두 번째, 감성적인 숙소는 아직 덜 익숙하지만 아침 산책길에 이웃과 인사 나누고, 길가에 피어있는 유채꽃을 꺾어 손에 꼭 쥐어본다.  '아.. 이게 타운하우스의 삶이구나' 같은 한국인데 새삼 외국에 와있는 듯 낯설지만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일주일 남짓 남은 제주 여행&생활과 또 맞이할 새로운 게스트들이 만들어 줄 추억이 기대되고 설렌다.



허양의 도전. 제주도 혼자 보름 살기.

이것만 해도 큰 도전이다.

떠나기 전엔 그녀도 남편도 불안했다.

다행히도 허양의 여동생, 사촌 동생들과 시사촌 동생,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돌아가며 같이 하기로 했다.


제주도의 마법일까?

허양은 이제야 쉰다는 게 이런 걸까라고 생각한다.

동생과 깊은 이야기를 하며 울기도 하고

오름도 올라가 보고

타투도 도전해 본다.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래.

앞으로 나빠질 건 더 없다.

그러니 내일이 아니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임을 즐기자.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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