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쉬는 것. 제주도에서
제주살이 9일 차, 진짜 쉬고 있다.
차창 밖만 봐도 힐링되는 이곳은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해가 떠도 구름이 껴도 아름다운 곳이다.
일행이 볼일이 있어 들린 숲 속에서 차문을 열고 새소리와 바람을 느끼며 앉아 있어도 평화롭기 그지없다.
첫 번째 숙소에서 활짝 핀 작약처럼 웃으시던 주인분의 얼굴,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정원이 아직도 눈에 선하고 스쳐 지나가는 귤꽃향이 코끝에 남아있다.
오랜만에 가진 자매의 여행이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건 공간이 주는 힘이었나 보다.
두 번째, 감성적인 숙소는 아직 덜 익숙하지만 아침 산책길에 이웃과 인사 나누고, 길가에 피어있는 유채꽃을 꺾어 손에 꼭 쥐어본다. '아.. 이게 타운하우스의 삶이구나' 같은 한국인데 새삼 외국에 와있는 듯 낯설지만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일주일 남짓 남은 제주 여행&생활과 또 맞이할 새로운 게스트들이 만들어 줄 추억이 기대되고 설렌다.
허양의 도전. 제주도 혼자 보름 살기.
이것만 해도 큰 도전이다.
떠나기 전엔 그녀도 남편도 불안했다.
다행히도 허양의 여동생, 사촌 동생들과 시사촌 동생,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돌아가며 같이 하기로 했다.
제주도의 마법일까?
허양은 이제야 쉰다는 게 이런 걸까라고 생각한다.
동생과 깊은 이야기를 하며 울기도 하고
오름도 올라가 보고
타투도 도전해 본다.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래.
앞으로 나빠질 건 더 없다.
그러니 내일이 아니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임을 즐기자.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해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