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이기적이게 살아야겠다.
내 어깨에는 항상 짐이 많았다.
집에서는 자랑스러운 딸이어야 했고,
동생이 의지 할 수 있는 언니어야 했고,
자랑스러운 며느리여야 했다.
당연히 능력 있는 직장인이어야 했고,
멋있는 배우자여야 했다.
물론 누구나 부러워하는 사람이어야 했다.
생각해 보면 아무도 나에게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모두에게 더 인정받고 싶은, 나의 선택이었다.
나는 왜 모든 것에 완벽해야 했을까?
시아버님 생신 점심이 있는 날,
시댁 식구 얼굴 볼 자신이 없어서 가지 못했다.
심란한 마음에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났다.
"엄마, 나 시아버지 생신인데 못 갔어.. 왠지 그냥 웃을 수가 없어서 못 가겠었어.. 그냥.. 멋진 며느리가 이제 아닌 것 같아서 갈 자신이 없었어."
엄마는 괜찮을 때 뵈면 된다고 위로해 주면서, 말을 이어갔다.
"딸아, 내 딸은 지금도 충분히 자랑스럽고, 어디 내놔도 하나도 안 부끄러워. 딸아, 이제 그만 자랑스러운 딸 해도 괜찮아. 너를 위해서 살아."
엄마의 이 한마디에 나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참고로 우리 엄마는 대한민국 최고의 래퍼이다. ㅎ)
책임감..
아무도 나에게 주지 않았던 남을 향한 책임감 때문에
나는 나를 너무 방치해 왔던 건 아니었을까?
이제 그 책임감은 나한테만 가져야겠다.
한 번에 안 되겠지만, 한 단계씩 계속 노력해 봐야겠다.
나는, 조금 더 이기적이어도 괜찮다.
나만 생각하는 것과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천지 차이의 개념이다.
어는 영화였는지 드라마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여주인공이 손가락에 이런 문신을 했다.
‘Me First’라고.
이걸 보면서 늘 자신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리라
다짐한다고.
왜 우리는 남들에게도 하면 안 될 말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힘들게 하는가?
우리 모두 조금은 더 이기적이어도 괜찮아.
그래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