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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hni Nov 20. 2023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신이 되는가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가 지은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더퀘스트, 2022)는 필자가 읽은 책 중에 손꼽을 정도로 실용적인 책이다. 이 책은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지 알려준다. 저자는 '직감'을 믿지 말고 데이터를 활용하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이런 질문이 나온다. 만약 당신에게 느닷없는 휴일이 하루 주어진다면 다음 중 무엇을 해야 가장 행복할까?

 ①거래처 사람과 골프 ②햇살 가득한 거실에서 독서 ③최근에 가입한 동호회 회원과 테니스 ④이성 친구와 데이트 ⑤침대에 누워서 빈둥거림. 신기하게도 정답은 정말 책을 읽으면 알게된다(필자의 생각에는 MBTI 성향에 따라 조금 변화가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저자는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을 하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의 착각일 수 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데이터가 옳다고 말해주는 것을 따르는 삶이 궁극적으로 더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삶의 자세를 ‘데이터 중심 인생 해법’이라고 한다.


 데이터 중심의 인생 해법이 가능해진 것은 바로 우리 세대에 스마트폰이 보급이 되어서이다.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어진 지금, 사람들이 폰을 통해서 설문조사 같은 정보를 보내면 그것이 빅데이터가 되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데이터는 최고의 결혼상대자는 어떻게 고를 것인지, 아이를 잘 키우려면 어떤 요소가 제일 중요한지,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행복한 인생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등의 질문에 대해서 해답을 내려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술가로 성공하는 비결은 전시나 활동을 한정된 자신의 지역만이 아닌 전국 단위로 넓게 활동하고, 졸작이던 아니던 부끄러워하지 말고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한다. 이것은 수많은 유명 예술가들의 패턴을 분석한 뒤에 얻은 결과이다.


 한편 데이터에 의하면, 행복을 증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에너지가 많이 들어갈 것 같은 활동을 피하려는 본능을 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영화 감상, 휴식, 수면같이 정적인 행동보다는 전시회/박물관/도서관 또는 운동이나 달리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을 준다고 주장한다(심지어 자신의 책을 그만 읽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기도 한다. 데이터가 그렇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예전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지 않은 이유는, 자신들이 벌어들인 부를 진정 행복을 주는 활동들에 투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데이터가 이렇게 수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해서 올바른 결정을 도와주기 때문에 데이터를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주의’이고 유발 하라리에 의하면 이것은 우리 시대의 새로운 ‘종교’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 YES24

 미래에는 이런 서비스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우리가 질문을 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최적의 선택을 골라주는 앱이나 웹 말이다(사실 기독교인을 위해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성경말씀이나 찬송을 제안해주는 챗GPT도 있다고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실제적인 여러 분야에서 데이터를 통한 최적의 결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상당히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라할 때 가장 안전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이것은 보편적인 이야기일 뿐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누군가 맑은 날 야외활동을 하는 것보다 집에서 편안히 책을 읽는 것이 더 좋다고 선택할 때, 우리는 과연 그가 데이터에 어긋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누가 뭐래도 그는 그것이 제일 행복한 활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규모 데이터 세트에는 이렇게 소수 의견이 무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모두가 데이터가 옳다는 일만 따라서 한다면 너무나 개성없고 천편일률적인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아울러, 구글같은 대기업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알고 나의 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그것을 토대로 나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우선적으로는 그 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나의 상황을 나보다도 잘 알아서 내가 원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은 이미 오래 전에 개발된 기술이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업적인 것에 있기에 나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거부감이 든다.


 그러나 이 세상의 어떤 기업이나 시스템보다도 나에 대해서 잘 알면서 나를 위하는 분이 있다면 이제는 어떤 기분이 드는가?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 나에 대해 잘 아신다는 믿음은 평안과 위로를 가져다 준다. ‘여호와여, 주는 나를 살피셨으니 나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주께서는 내가 앉고 일어서는 것을 아시며 멀리서도 내 생각을 꿰뚫어 보시고 내가 일하고 쉬는 것을 다 보고 계시며 나의 모든 행동을 잘 알고 계십니다. 여호와여, 주는 내가 말하기도 전에 내가 할 말을 다 아십니다.’(시 139:1~4).


 모든 것을 아는 존재라 하더라도 기계를 신으로 삼는 것과 하나님을 신으로 삼는 것은 천지차이의 문제다. 현재를 포함한 모든 역사의 주인이시며, 현세뿐 아니라 내세까지도 주관하시는 분이 나에 대해서 친히 아신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러므로 이제 데이터를 신봉하기로 결정하는 세대를 본받지 말고 하나님께 더 나아가고 교제하는 우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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