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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Drop

by 찬우

눈에서 눈으로 귀에서 귀로 입에서 입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한다는 건 여러분의 보잘 것 없는 음표도 어련히 사랑하겠다는 것

음악에도 표정이 있다면 믿겠어요?

각자의 사정

그러니 안 들리는 마음도 쓴다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노약자석에 앉지 않는 노약자와 노 키즈 존에 드러누운 어린이

아침형 인간을 위한 야간 모임과 고칼로리 치즈버거 옆 제로 콜라

헛스윙을 직감하면서도

존을 벗어난 공에 기어코 방망이를 대고야 마는

배드 볼 히터

그들의 존재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날씨마저 홈 팀을 돕고

오늘은 역대급으로 탕진하는 날

유명한 탐정의 말처럼

최고의 약점은 언제나

사랑

자꾸만 파고드는


회색빛으로 덧칠한 아파트 속에서 녹음기를 틀면

~baby bear waits for mother bear~

자꾸만 새끼 곰을 곰 새끼라고 해석하게 되는데

선생님은 왜 웃기만 하실까요

욕이 아닌 것을 욕처럼 느낀 무자비한 하루

이 멍청한 과외를 일찍 그만두었으면

문장의 늪에 빠지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누굴 탓해봐야 후회는 원복되지 않고

어느새 텅 빈 가지에는 흰 목련이 대롱대롱 달리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는 많은 이혼서류가 오고 갑니다

기대하지 않는 법을 배운 어른은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대의는 원래 거추장스러운 법

약점을 아로새긴 그들의 낯은

거래처에서만 열립니다

때이른 점심시간

돈가스와 추어탕, 샐러디 중 택일하는 과정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야

도장을 찍자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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