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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류지 Dec 03. 2024

마음을 다잡는 법 - 필사와 내 생각

    내가 대학원생으로서 공부를 할 때면 샤프, 볼펜 그리고 형광펜이 필수적인 준비물이었다. 꽤나 값이 나가는 전공책이었지만 나는 용감하게 형광펜으로 줄을 죽죽 그으며 공부했다. 또, 이해를 했어도 꼭 내 손으로 다시 써보아야 내 것이 되는 듯했다. 이렇게 공부하던 버릇이 남아있어서일까. 전공책이 아닌 에세이나 자기 개발서 등을 읽을 때도 예외는 없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형광펜으로 표시한다. 또, 그 문장을 노트에 따라 쓴다. 이 까지 하면 이 문장이 내 마음의 문을 반쯤 연 것 같다. 그리고 그 문장 아래에 나의 생각을 적는다. 아, 이제야 내 마음속 한편에 이 문장이 살포시 자리 잡게 된다.


     요즘, 내가 아주 푹 빠진 책 한 권이 있다.  꽤 오래전부터 베스트셀러였던, 엔젤라 더크워스 교수님의 GRIT 그릿이라는 책이다.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 고민한 지 1년이 가까워지고 있어서인지 마음이 닳고 닳은 것 같은 나 자신을 위해 마지막 끈을 붙잡는 심경으로 구매했다. 그 후 나는 하루하루 씩씩함과 용기를 선물 받고 있다. 그 과정에는 필사적인 필사와 내 생각의 기록이 있었다. 그중 몇 가지를 다시 읽어보며 이곳에도 기록해 본다. 



    처음으로 필사를 한 부분의 일부이다. 이는 저자가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다. 

p.47 "... 인간의 잠재력에 비하면 우리는 반쯤 졸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 우리는 우리가 가진 정신적, 신체적 능력의 아주 일부분만 활용하고 있다. ... 세상 사람들은 능력을 넘치게 갖고 이지만 매우 특출난 사람만이 그 능력을 전부 활용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 아래 쓴 나의 생각. 

"그렇구나. 나도 참 능력이 많은 사람이야. 이전에, 노력으로써 그 능력을 보여보기도 했지. 지금은 단지 길을 헤매고 있어서 그 발휘를 못하고 있는 것이야. 내 속의 그 엄청난 능력을 어찌 발현시킬 수 있을까? 이 책이 더 기대가 된다. 이것을 다 읽은 후, 나의 모습을 볼 생각에 설렌다!"



    책 속에서, 저자가 니체의 말을 인용한 부분 중 일부이다. 

p.68 "사고를 한 방향으로 모아 모든 것을 소재로 활용하며 자신과 타인의 내면을 부단히 관찰하여 어디에서나 본보기와 자극을 찾아내고, 지칠 줄 모르고 자신의 방식으로 결합시키는" 사람들이 위대한 업적을 이룬다. 


    이 문장 아래, 내가 적은 나의 생각 중 일부분.

"... 요리라면, 이런 모습의 내가 그려진다. 어쩌면 지금 나는 요리에 대해서는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다. 동이 트기 전 잠에서 깨어서부터 깜깜한 밤에 잠들 때까지 요리라는 것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오늘 새벽에 다음 문장을 발견했다. 그 덕분인지 꽤나 씩씩하게 시작하는 오늘이다. 책 속에서 저자가 칙센트미하이라는 연구원의 말을 인용한 것의 일부이다.

p.179 "배움이 힘들다 해도 그것이 배울 가치가 있고, 완벽히 익힐 수 있으며, 자신을 표현해 주고 원하는 바를 성취하게 해 준다고 생각할 때는 배움이 쓰지 않다."


    그 아래, 나의 생각의 일부분. 

"... 그것은 나에게 분명 요리야! 오늘도 멋지고 달달한 배움으로 가득하기를!"



    오늘 발견한 문장, 그리고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음으로써 나 자신을 응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로써 나는 서서히 마음을 다잡아가고 있다. 이 넓은 세상에 씩씩하게 나아가는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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