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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뭐 어때 Apr 22. 2024

모종 심기 그리고 파종

이쁜이네 텃밭일기

짜잔!!! 드디어 심는 날!!!


일주일 전 퇴비를 섞어주고 땅이 좀 더 건강해지길 기다렸다. 기다림의 끝에 드디어 무언가를 심는 날이다. 상자텃밭 다섯 개의 계획은 이렇다.

첫째 칸에는 쌈채소와 그를 닮은 모종들을 심는다. 대략 마트 채소칸에 푸른 이파리들이다.

나의 욕심에 동지들의 추천채소들이 섞여서 다양한 종류를 이것저것 심어 보기로 했다. 각종상추류, 로메인, 바질, 쑥갓, 미나리, 당귀, 대파, 방울양배추, 부추, 양상추등 (못 적은 것이 더 있을 것이다)을 심기로 했다. 나열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모종은 친구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가져왔는데 작은 틀 안에 갇힌 여린 잎들이지만 엉켜있는 잔뿌리에는 강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이럴 땐 진짜 우리나라 물류시스템에 경의를 표한다. 배달 안 되는 것이 없다. 그것도 안전하고 예쁘게 말이다.


"너무 귀여운 거 아니니?"


 답답한 플라스틱 옷을 벗기고 모종이 쏙 들어갈 수 있도록 밭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만들고 그 안에 쏙 집어넣은 후 흙으로 덮어주었다. 이쁘게 잘 자라라며 쓰다듬어 주는 것처럼 흙을 토닥토닥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뿌리가 잘 내려주기를 바라며 물도 듬뿍 주었다. 그렇게 줄 맞추어 이것저것 심어 놓으니 제법 그럴싸한 우리들의 예쁜 밭이 생겨났다.



"쑥쑥 자라나라"



두 번째 칸에는 씨앗을 뿌리는 파종을 하기로 했다. 당근과 시금치 씨앗을 뿌리고 시금치를 수확한 후에는 그곳에 고구마를 심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은 일단 아주 거창하다. 물론 잘 아는 친구의 진두지휘가 있었고 난 말 잘 듣는 조수역할이다. 참깨처럼 작은 씨앗을 조심스럽게 손에 쥐고 땅에 홈을 파서 뿌려주었다. 여기서 당근이 열린다니.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농사를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 된 중요한 것이 있다. '멀칭'이라는 것이다. 생소한 단어인데 꼭 필요한 절차다. 보통은 검은 비닐을 사용해서 밭을 덮어 잡초를 방지하고 수분보존, 온도조절을 한다. 우리 밭은 친환경 농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닐을 사용할 수 없어 주변의 잡초와 잎을 뜯어서 덮어주었다. 시금치와 당근 씨앗의 수분을 지켜 마르지 않고 잘 발아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다.


"작은 알갱이야! 큰 역할 해줄거지?"


세 번째 칸은 감자를 심기로 했다. 감자는 친구가 싹을 틔워서 가져왔다. 학교 다닐 때 시험문제에 많이 나왔었는데. '감자싹 독소-솔라닌. 먹지 말고 버리세요.' 오랜 시간 방치되어 버려야 했던  모양새의 그 감자들이 땅속으로 들어가 묻히면 또 감자를 낳는단다. 먹을 줄만 알았지 농사는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다. 아직 감자가 달린 것은 아니지만 심기 전부터 설렌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일단은 '주렁주렁'을 상상해 본다.


"마른 감자에서 포슬 감자 열려라"


네 번째, 다섯 번째 칸은 열매채소인 가지, 오이, 방울토마토, 고추등을 심기로 했다. 열매채소는 좀 더 기온이 올라간 5월 초가 좋다고 하여 일단 넷째, 다섯째 칸은 휴지기다. 심어야 하는 시기를 맞춰서 심어줘야 아이들도 몸살 하지 않고 자랄 있다고 하니 욕심을 버리고 급한 성질도 조금은 참아야 한다. 때가 되기를 진득하게 기다린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그나저나 '얘네들이 커진다고? 진짜 파는 상추처럼 된다고? 여기서 감자를 캔다고?' 설렘과 기대를 주는 이 아가들이 고맙고 신기하다. 무언가를 심고 또 다른 무언가를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다음 주에는 또 얼마나 자라 있을까?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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