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실크로드는 중국 역사의 수치이다
[20가지 기묘한 고급 상식 열전]
중국 고대 신화에서 염제를 쫓아낸 황제가 북방을 전우에게 내어주며 중원도 함께 다스리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마치 한족이 북방민족들과 형제이고 이들과 공생하며 선심이라도 베푸는 것처럼 묘사했다. 실상은 늘 얻어맞고 볼모로 잡혀가기 십상이던 한족이 감히 북방민족에게 이 같은 선심을 베풀 입장이 아니었다.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으로 사라지거나 중국화 된 북방민족들을 우습게 보고 있지만 청나라까지도 북방의 후예였다. 실제 근대화를 이루던 당시 세계 1차 대전과 세계 2차 대전으로 재편된 현재의 모습이 마치 역사의 전부처럼 착각한다. 서양이 항상 이슬람이나 동양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동양 역사에서도 중국은 곧 한족이라는 착각을 하고 한족이 늘 동양의 황제국이었던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완전한 중화사상의 왜곡이다.
중국 중원이라는 지방에서 황제라 부르면 제국으로 여기던 나라들조차도 북방민족에게는 조공무역을 사정하거나 황제의 딸, 혹은 형제의 아내까지 바치며 중원 땅으로 북방민족들이 남하하는 것을 저지했다. 군사력으로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어서 조공무역을 가장해 식량과 호화사치품을 진상해 바치면서 황족의 여자는 물론 전국의 아름다운 여자들을 북방민족들에게 바쳐온 굴욕의 역사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할 수 있었던 중국의 역사마저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한족 중심의 현재 현재 중국은 시진핑의 중국몽에 열광한다. 중국몽이란 한제국과 당제국이라는 한족 역사상 최강국의 통일 제국의 위상을 재현해 세계 최강국이 되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중국몽에서부터 오류 천지다. 한나라는 중원 땅을 벗어나면 흉노, 백가, 돌궐 족에게 상대도 되지 않는 유약한 나라였고 당나라는 돌궐에게 아첨 떨며 전쟁보다는 조공 진상과 국가혼으로 그들의 통치 영역을 유지하는데 혈안이었다.
그래서 한나라부터 당나라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개척했다는 #실크로드는 북방민족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그들의 눈에 띄지 않는 남쪽 땅을 통해 교역하고자 했던 한족 굴욕의 역사이다.
한과 당이 개척한 고대와 중세의 실크로드를 보면 고원, 산악지대, 사막으로만 이루어진 고난의 여정이다. 수많은 원주민은 물론이고 도적들과 싸워야 했고 수많은 사상자를 내가며 수년에 걸쳐 서역으로 행군했다. 오죽했으면 20여 년 전 NHK의 실크로드라는 다큐멘터리가 고행의 실크로드로 전 세계의 그 여정을 소개했을까.
그런데 이를 두고 중국 한족의 역사적 업적이라는 말은 웃긴다.
이 실크로드 바로 위로만 올라간다면 광활한 초원과 평원이 서역과 동유럽까지 펼쳐져 있다. 흉노족과 백이족이 동유럽과 중유럽을 정벌한 그 길이 있다.
윗 길로 간다면 사막도 험준한 산악지대로 사막지대로 도적들도 만날 가능성이 매우 줄어든다. 그리고 초원이라 불이는 툰드라 지대와 평원으로만 광활하게 이어져 실제 실크로드 행군으로 걸리는 1년 3개월의 여정이 불과 5개월로 줄어든다. 게다가 고대와 중세 즉 한나라와 당나라 시절의 강대국들과 막대한 조공무역을 할 수 있는 나라들은 서역 이전까지는 북방민족들 뿐이었다. 그런데 왜 편하고 빠르고 교역량도 많은 실크로드 북쪽 평원길을 이용하지 않았을까?
북쪽 초원길을 이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우선 교역 자체를 들키고 싶지 않았다. 서역과의 교역으로 양쪽으로 견제세력이 만들어질까 북방민족들이 염려해 한과 당이 서역과 교역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또한 북방민족에게는 이윤을 남기고 교역하기보다 사실상 진상이나 강탈 수준이었고 한이나 당이 이를 막을 힘이 없었다.
요즘 말로 삥 뜯길까 걱정되어 남쪽의 죽을 길을 건너갔던 것이다.
이러한 굴욕의 역사를 두고 실크로드니 현대의 일대일로니 하면서 포장 잘하는데도 워낙 뻥과 과장이 심한 중화사상이 큰 역할을 했다. 더욱이 현대 러시아와 소련의 강대국화로 북방민족의 자취가 사라짐에 따라 이런 뻥과 왜곡이 업적처럼 포장됐다.
시진핑은 얼마 전 이탈리아까지 끌어 들려 일대일로를 이루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진핑과 중국의 야망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보면 그렇지 않다. 중국은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으로 인해 사실상 해상교역과 동방 진출이 불가능하다. 미국과의 분쟁은 해상과 동방을 거대한 벽으로 만드는 악효과를 만든다. 중국몽이라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향은 한-일-대만-필리핀 라인보다 만만한 서방 개척이다.
한나라와 당나라가 북방민족을 피해하는 수 없이 험준한 실크로드를 개척한 것처럼 현재 중국도 미국과 우호국을 피해 만만하고 가난한 서쪽 중앙아시아를 교두보로 삼고 있다. 역사를 거슬러도 고립무원의 중국이 절대 강국이 되지 않고는 항상 삥을 피해 험준한 길을 도망 다녀야 하는 꼴이다. 그러고도 중화라고 뻥치는 건 유전적 상처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