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금메달 리스트 안산의 숏컷 논쟁.
정말 때 아닌 숏컷 논쟁에 나는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상했다.
여자들이 숏컷을 한 건 내가 어릴 때 부터 종종 있었던 일이었다.
여자 연예인들도 숏컷을 했고, 같은 또래 운동을 하는 여자들도 숏컷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한남 취급을 받는 내 또래 친구들도 나도 그런 여자들의 숏컷에 대해 이상하다거나 별 특별한 미움을 품지 않았다.
물론 나도 초등학생 시절에는 숏컷을 하는 운동 잘하는 여자를 종종 놀리곤 했다.
그러나 머리가 크고 운동을 하는 여자들에게 숏컷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이후에는 그런 놀림도 뜸해져갔다.
그리고 그건 나 말고도 내 또래 대부분이 그랬다.
그런데 나보다도 훨씬 젊고 어린 10~20대의 남성들이 안산 선수의 숏컷을 가지고 페미니스트라고 공격하다니?
그건 한남인 우리 세대도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상 행동을 하는 그들에게 혐오니 차별이니, 수준이 낮다느니 험담을 할 때
그런 생각이 든 나는 그저 말 없이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반항과 억눌린 마음과 화, 이 병적인 행동에 대해 그저 침묵할 뿐 이었다.
수 없이 올라오는 SNS의 피드들을 보면서
서로를 병들게 하는 수 많은 주고 받음을 보면서
그냥 10분만이라도 좀 가만히 입 닫고 있어 볼 순 없나 생각을 했다.
10분만이라도 그냥 내 마음의 화와 상대방의 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수는 없는 걸까.
오늘도 수 없이 올라오는 피드를 보면서
정말이지 차별과 혐오, 정의라는 단어가 이렇게 가벼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서 이탈해버린 차별과 정의라는 단어는
하루에도 수십 개 씩 올라왔다 사라지는 피드들 처럼 무게감 없이 쉽게 날아가 버리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