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글이 써지는 게.

: 글 쓰는 자

by 윌버와 샬롯

뭘 쓸지 처음은 막막하다.

차일파일 미루기도 한다.

나만의 데드라인이 그래서 필요하다.


후퇴할 수 없는 데까지 와버렸다.

무작정 노트북 앞에 앉는다.

커서만 깜빡인다.


시작이 반이랬다.

용기 있게 첫 문장을 써본다.


그러다,

이상하다.

신기하다.

글이 써진다.


내 속 어디에선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꾸역꾸역 비집고 새어 나온다.

키보드가 바빠진다.

스치는 생각을 놓칠세라 손가락은 빨라진다.


처음은 뒤죽박죽이다.

이야기가 날아갈까 마구잡이로 써댔으니 당연지사.

그래도 생각의 날개를 모두 붙잡아뒀으면 이제는 게임 끝.


옮기고 지우고 바꾸고 문단을 나눈다.

오탈자를 찾는다.

눈으로 입으로 소리 내 읽는다.


최종 없는 퇴고를 반복한다.

봐도 봐도 고칠 게 계속 보인다.

그래도 행복하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깜박이는 커서가 어느새 글이 되었으니.


이상하다. 글이 써지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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