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밤의 정원.
풀벌레 소리가 가득 찼다. 보는 건 징그러운데 듣는 건 평온하고, 아름답다.
멍하니 보름달을 바라보자니 어떻게 살았었는지, 내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곱씹게 된다. 생각을 멈추는 게 잘도 안 된다.
이런 날의 늦저녁처럼 내 생각도 그렇게 바뀌어 왔다. 어두워서 별이 잘 보임을, 힘들어서 휴식이 달콤함을.
무겁고, 무서운 것들을 지나온 뒤엔 항상 일으켜 세우고, 용기를 주는 것들이 뒤따라옴을 알아오는 것.
중요한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사랑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것인지를 몰랐던 연약한 아이가 나부터 사랑하는 것이 가장 먼저임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아는 성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함께해 주었다.
요즘엔 눈물이 늘었다. 별것 아닌 말에, 별것 아닌 일에 툭툭 눈물이 난다. 그건 슬퍼서 그런 게 아니라 고마워서 우는 일들이다.
전에는 고맙기만 한 마음이 들었다면 지금은 이렇게 고마운 것들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이 어떻게 내 주변에 함께 해주고 있는지 그것이 감사해서 줄줄 눈물이 난다. 그들을 보면 내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가끔은 미래에 내 곁에 또 생길 소중한 사람들이 기대되기도 하다가, 현재의 소중한 것들이 멀어질까 두려워지는 걸로 끝이 난다. 그래서 더욱 사랑해 보기로 마음먹는 계기가 된다. 건강한 마침표다.
원래는 담담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랑의 진귀함을 깨달은 걸 보면, 그래서 열심히 가슴을 내밀어 증명하는 걸 보면 내가 이래서 사랑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구나 싶다. 어제도, 오늘도 난 열심히 표현하고 사랑했는데, 그래서 또 눈물을 흘렸는데. 내일도 모레도 사랑할 일들이 남아있다는 게 그게 또 얼마나 행복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