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아프다. 쓰라리고 괴롭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무서움이 든다. 언제까지 이래야만 할까.
눈물이 손쉽게 흐를 정도로 아팠던 기억이 있다. 생살을 찢는다는 표현이, 글이 아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당혹감과 공포가 밀려왔었다. 가장 곪았던 시기에, 주위에서 먼저 알아주는 이가 없는 게 참으로 쓸쓸했다. 그때 다짐했었다. 이 고통을 알알이, 뚜렷하게 기억해서. 누군가의 고통을 먼저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그때의 나에게 필요했던 한 줌의 위로가, 현재의 누군가에 대한 걱정으로 바뀌는 건. 아마 과거의 나에게 건네는 스스로의 위로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가 앞에서 환하게 웃든, 뒤에서 괜찮다는 말을 건네든. 그 속은 허망하게 쓰러지고 있을 수 있으니까. 가장 어둑한 밤을 지나는 누군가의 폐허에서, 나는 하나의 새벽별이 되어 밝게 비춰주고 싶다.
나는 더욱 아프다. 세상은 참 냉혹해서, 일정한 아픔에 적응이 되면 더 큰 시련을 준다.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더욱 쓰라리고 괴롭다. 삶은 결국 고통이라서, 죽을 때까지 이래야만 하겠지.
시리게 아픔에도 뒤따를 누군가를 향한 걱정이 보인다. 이제야 조금은, 입꼬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