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숲

by 훈자까

아직도, 어떤 것이 애석하게도.

순풍에 감싸지기만을 기다리는

이 지겹고 정든 숲에서


이제는 사치스럽더라 많은 것들이.

명주, 탁주처럼 내리던 그 친숙한 비와

밝음을 머금었던, 많은 이들의 지저귐에

달콤함만 전해주던 다람의 안부들까지


휜 마음 지반이 쩌쩍하며 붕괴하는 듯,

처절하게 덤덤하더라.


소려한 바람을 맞이하려고

항상 내밀었던 손에게, 어떠한.

죄책감을 물을 수가 있을까


언뜻 불어와도 등 돌리고

그 투명한 무리가 안개빛으로 나에게

비쳤던 때에는 그저

바람 없는 무우(霧雨)만을 바랬으니


이제 잠이 든 뿌리는 그저

쌕쌕한 한숨만을 껴안고

아득한 꿈을 다식할 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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