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떤 것이 애석하게도.
순풍에 감싸지기만을 기다리는
이 지겹고 정든 숲에서
이제는 사치스럽더라 많은 것들이.
명주, 탁주처럼 내리던 그 친숙한 비와
밝음을 머금었던, 많은 이들의 지저귐에
달콤함만 전해주던 다람의 안부들까지
휜 마음 지반이 쩌쩍하며 붕괴하는 듯,
처절하게 덤덤하더라.
소려한 바람을 맞이하려고
항상 내밀었던 손에게, 어떠한.
죄책감을 물을 수가 있을까
언뜻 불어와도 등 돌리고
그 투명한 무리가 안개빛으로 나에게
비쳤던 때에는 그저
바람 없는 무우(霧雨)만을 바랬으니
이제 잠이 든 뿌리는 그저
쌕쌕한 한숨만을 껴안고
아득한 꿈을 다식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