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감

by 훈자까

한 톨의 실밥줄을

혐오 담긴 동냥으로 아주 말끔하게

자르는 행위는

어떤 이들은 그것조차 권리이자 행복이라더라


처절한 공감을 일으키지 않을 수가.

땀가득 절여진 흰 원단을 꾸욱 짓누르다가

또 일그러진 거울과 먼 눈두덩이들을 위해

저울 단 듯, 공기 중 먼지 위 윤활제를 내린다


안쪽은 사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해야만 하는데.

할 것이고, 아 그러니까 나는 그래서 이 바깥쪽을

다져서 안을 더 불 피우는 건데.


문득 올려다 본 먼지가락들 그 위는,

끝이 보이지 않는 반투명 지붕, 모두 나 옆으로 선,

그림자를 숨 막힐 듯이 두른 직각 기둥들


빛무리였으면 하는,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먼지.

사각으로 뻗지 못하는 한스러운 눈물경

땅바닥을 기려고 약진하는 매끄러운 액체

눈 감으면 검게 따스해지는


온 미지가 담긴 마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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